장충동 족발쿠키 명물로 부상

전국 9개 도시 공무원·자치위원 견학… 마을사업 우수사례 자리매김

장충동 '족발쿠키'가 전국 공무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난 19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교육생 등 30여명은 '족발쿠키'를 통해 서울시 마을사업 우수사례로 자리매김한 장충동 자치회관을 방문했다.

 

부산, 인천 남동구, 여수, 군포, 남양주, 시흥, 아산, 청주시, 단양군 등 전국 9개 도시의 공무원 및 주민자치위원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족발쿠키 제작현장 방문에 앞서, 장충동 주민자치위로부터 사업과정 설명을 경청했다.

 

이승옥 주민자치위원장이 대표로 나서, 사업 준비과정 및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PT를 실시했다. 또, 주민자치위가 직접 배우로 참여해 제작된 족발쿠키 홍보 동영상을 시청하기도 했다. 족발쿠키 판매를 통한 수익금으로 소녀가장을 돕는 내용으로 훈훈한 감동이 전해져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방문단은 장충동 경로당에 위치한 족발쿠키 제작 현장을 찾았다. 허름한 건물이지만 작업장엔 전기오븐, 발효기, 반죽기 등 웬만한 장비들은 다 놓였다. 200도를 넘나드는 오븐 탓도 있었지만 제빵사(주민자치위원)들이 내뿜은 열기로 좁은 실내는 후끈거렸다. 방문단이 도착하자 그들의 입맛을 돋울 쿠키가 기다렸다. 쿠키팬닝(쿠키의 모양을 내는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과자를 먹어본 방문단은 엄지를 치켜 들면서 "쿠키가 맛있다", "우리도 해보고 싶다", "족발 무늬가 신기하다" 등의 호평을 보였으며, 한 공무원은 "족발쿠키인데 돼지는 왜 안들어가냐"고 물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 자치위원회 회원 30여명이 손수 만든 쿠키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열리는 장충장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품목이다. 2개에 1천원 하는 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100% 수제 제작에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이승옥 주민자치위원장은 "서울 장충동 하면 족발이 유명하지만, 앞으로는 쿠키도 명물이 될 것"이라며 "잘 키워서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납품 과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이루기 위한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초창기에는 자금도 없어 접을 생각도 했었다"고 사업 준비과정에 대해 회고하면서 "참기름 판매, 지신밟기 등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쿠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개월간의 시식회를 가진 뒤 장충장에 첫 선을 보이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수익금으로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 및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