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데이트 코스 인정이지!” 평소보다 조금 더 단정하게 차려입은 우리는, 주말 오후에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웨딩박람회에 다녀왔다. 결혼 준비가 시작되니 데이트도 점점 현실 점검의 시간이 되기 시작한 것. 사랑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걸 체감하는 요즘이다.
입장하자마자 웅장한 부스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플래너 상담부터 드레스, 메이크업, 스냅, 웨딩홀 비교, 그리고 신혼가전까지! 그야말로 결혼 풀코스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느낌. 우리 둘 다 일하는 평일엔 시간 내기 어려운 탓에, 하루 안에 이 많은 걸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게 신세계였다.
무엇보다 웃긴 건 상담을 받을수록 신랑은 지치고 나는 신나더라는 점. 드레스 시안 볼 땐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웨딩홀 VR 체험 때는 "여기 조명 예쁘다!"며 진심 어린 감탄도 쏟아냈다. 반면, 신랑은 사은품 리스트를 체크하며 “다 받으면 용돈벌이 되겠네”라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래도 나름 현실적인 파트너다.
웨딩박람회를 다녀오며 느낀 건, 정보도 정보지만 ‘결혼 준비에 대한 감각’을 잡는 데 딱 좋은 기회라는 것. 인터넷 후기만으로는 감이 안 오던 것들도, 직접 상담받고 비교해보니 생각이 정리됐다. 무엇보다, ‘우리 결혼 정말 시작됐구나’라는 실감도 들었다.
마지막엔 무료 증정받은 커피머신과 웨딩다이어리를 들고, 피로에 찌든 얼굴로 인증샷 한 장 남겼다. 결론은 이거다. 인천웨딩박람회, 결혼 준비 입문자에게는 뽑기 좋은 ‘현실 체험형 데이트 코스’였다! 다음엔 드레스 피팅 체험까지 노려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