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종교와 지역사회 ⑫ 한국맹인교회

생명터전을 가꾸는 교회 정착

본지에서는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관내 각종 종교단체를 찾아 '종교와 지역사회'라는 테마로 종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시각장애 400여명에 희망 전달

경로잔치ㆍ중창단 구성 등 활발

 

 회현동에 위치한 시각장애인들의 안식처인 한국맹인교회(담임목사 김광식). 이교회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기 쉬운 400여명의 시각장애인에게 희망과 소망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교회표어도 "생명터전을 가꾸는 교회"로 정해 놓고 장애인들의 생명존중과 영혼의 고귀함을 일깨우고 있다.

 

 목회는 예배와 교육, 친교, 전도, 봉사에 두면서 열심히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 열심히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하는 교회, 열심히 기쁨을 주고받는 교회, 열심히 전하며 증거하는 교회, 열심히 지역사회와 시각 장애인 사회를 섬기는 교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목표에 따라 작년 1월 6일 창립 30주년을 맞아서는 종로5가에 있는 백주년 기념관에서 기념 성가제를 가졌으며 시각장애인 경로잔치와 지역노인들의 경로잔치를 개최했으며 또한 사랑의 장기 기증식을 가져 80여명의 신도들이 기증식에 참여하여 고통을 서로 나누었다. 고통을 나누면 반이되고, 사랑을 나누면 배가 되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각 장애인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 위해 89년 제13회 극동방송 성가대 합창제에 84명의 성가대원이 출연, 핸델의 메시아곡중 4번 '주의 영광 나타나리라'와 모차르트의 '주 영광'을 연주해서 4천여 관중의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90년에는 맹인복지회가 주관하는 예술제에 출연해서 서울 바로크 합주단의 모차르트의 '글로리아'와 '할렐루야'를 연주, 2천여 관객을 감동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2년 10월 남자 신도 10여명으로 샬롬 중창단을 창단한 뒤 900여 회의 출연을 가졌으며 금년 4월 19일 KBS 제3라디오에서 주최한 장애인의 날 특집 '소리잔치 가족 음악제'에 참여해 대상을 수상했다. 작년10월에는 여성으로 구성된 '다드림 중창단'을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함께 중ㆍ고생과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김요전도사가 지도하는 '좋은이웃 찬양단'도 지난 4월에는 '이 길을 함께'라는 앨범을 발표했고 올해 6월 5일 천안대가 주최한 제2회 CCM 경연대회에서 우수상(2등)을 수상하였다.

 

 장애인이면서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배경에는 2000년 2월 김광식목사가 정안인(정상인)으로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김 목사는 부임한 뒤 "더불어 함께 사는 교회를 만들자"는 목표로 목회 활동을 하면서 성도들에게 새로운 사회봉사에 대한 눈을 뜨게 하고 있다. 중도 실명자들은 직장 생활은 물론 가정이 파탄으로 세상을 비관하면서 자살이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다 교회를 찾아 안마를 통한 재활교육을 통해 삶의 희망을 갖고 있다.

 

 한국맹인교회는 김 목사와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이기는 하지만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남산 일대에 시각 장애인들이 많아 이들을 전도하고 도움을 주고 주민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성탄절과 어버이날을 전후해 지역 경로당을 위로 방문하고 교회 및 노인대학에 침, 지압, 안마등 봉사도 병행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처음엔 도움만 받던 사람들이 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 의료선교회를 만들어 1년에 4회씩 제주도 방문은 물론 도움을 요청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다.

 

 김 목사는 "앞으로는 일반인과 함께 시각장애인 체험대회를 열고, 어렵고 불편한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일깨우고 아픔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언덕위에 있는 교회를 신도들을 위해 전철역이 가까운 지역으로 반드시 옮기겠다는 신념으로 요즘 기도하고 있다"면서 "당장은 교회앞에 있는 일반가정집을 매입해 사회봉사관으로 활용하는 일환으로 주민들을 위해 임마누엘 치료실을 운영하고 주일은 무료봉사하며 평일은 침은 3천원 부분안마를 할 경우 1만원, 전신안마를 할 경우에는 2만원을 받고 있다.

 

 이 교회는 시각장애와 뇌성마비의 중복장애아 보호기관인 가브리엘의 집과 포천에 있는 시각장애인 고아원 양로원인 소망원 시각장애인 직업교육원인 대린원등을 보조하는 사랑을 나누고 있다.

 

 외국에도 눈을 돌려 백만 시각장애인이 있는 필리핀에 선교사를 파송해 까랑알란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고 자립시켰으며 마닐라 교회 빠딜리아 교회 형무소 제1교회 제2교회를 개척해서 후원하고 있다.

 

 중국에는 5년전에 교회를 마련하고 현지인을 선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교육하고 있으며 통일세대를 위해서 북한 선교도 준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중 국내에서 가장 큰 교회로 알려진 이곳은 지난 72년 1월 박석권 김선태 목사와 7명의 교우들이 모여 시각장애인의 복음화와 복지를 위해 회현동1가 경동아파트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됐다.

 

 79년 회현동2가에 대지 64평 건평 49평의 주택을 매입해 수리한 뒤 80년 11월부터 명실상부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를 갖게 된다.

 

 84년에는 성도가 170명으로 늘어나자 88년에 주변의 대지 176평을 매입하고 연건평 230평의 교회당이 건축됐으며 이때 교회 명칭도 한국맹인연합교회를 한국맹인교회로 개칭하게 됐다.

 

 

 

 

◇회현동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맹인교회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