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의 건강가이드(28) / 흡연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오 한 진 성균관의대ㆍ삼성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아마도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알고 있으나 매일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끊을 수 없다는 하소연이 많은 애연가들의 주된 변명으로 자리잡고 있다. 매년 새해가 돌아오면 성인 남성 중 흡연을 하는 사람들의 첫번째 소원이 금연인 것으로 방송 매체에서 소개하곤 한다. 이는 바로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담배 한 개피는 수명을 5분 단축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이미 나와있으며, 남성의 성기능 장애를 심각하게 유발시킨다는 보고 또한 인정된 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여성은 체내의 여성호르몬을 이용가치가 없는 방향으로 대사를 하여 피부의 급격한 노화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태아에 영향을 미쳐 선천성 기형의 출산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비흡연자에 비해 수명이 최고 20배 단축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1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들은 흥분을 한다. 흥분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혈관이 수축된다. 이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흡연을 하면 어떻게 될까?

 

 대다수의 흡연자들은 스트레스가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담배 좀 피웠다고 무슨 문제가 일어나랴"하는 막연한 위안과 함께…

 

 그러나 이 상황을 의학적으로 살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일어난다. 담배연기 속의 니코틴은 아주 강력한 혈관 수축 물질이다. 따라서 더욱 강력한 혈관 수축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경우 심혈관에 이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심각한 질병(심근 경색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뇌혈관 질환의 위험성도 있다. 또한 장기간의 흡연에 의해서는 손으로 가는 혈관의 수축이 심하게 나타나 손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흡연을 하는 것은 아주 작은 만족을 얻기 위해 너무나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흡연자 자신은 물론이요 가족 모두에게까지 흡연의 피해를 주는 것은 아무리 가장의 지위가 높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시간이 부족하고, 장소도 넉넉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담배가 지속적으로 선택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흡연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서 고통받고 있는 지를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끊어보자. 새로운 마음으로, 그래서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질 수 있도록. (삼성제일병원 ☎2000-7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