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체된 필동 중구르네상스 이끌까?

서울의 허파역할을 하는 남산과 연결돼 있는 필동 서애로에 대학 문화의 거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동국대등 인근대학은 물론 주민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구는 지난 17일 필동주민센터 강당에서 서애문화거리 조성사업과 관련, 주민, 전문가,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저녁, 서애로 전면에 보행자 거리를 운영하고 동국대와의 연계공연, 마술쇼, 길거리 공연, 프리마켓 등을 추진하는 'Orange Night'와 2개 층 주차장 설치 후 프리마켓, 야외전시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주변에는 부분 개발과 리모델링 등을 추진해 서애길을 창조적이면서 활력을 갖춘 도시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남산골 한옥마을에 부출입구를 만들어 필동과 연결로도 마련할 계획이어서 예정대로 추진할 경우 명동과 동대문관광특구에 이어 또 다른 문화공간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남산과 연계된 서애로를 대학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경우 대학로처럼 젊은이들이 운집하는 생동감 있는 거리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학로는 이화동 사거리에서부터 혜화동 로터리까지 이어지는 약 1.5㎞의 거리에는 젊음과 문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거리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되고 크고 작은 공연장과 문화 단체들이 들어서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자리 잡은 것이 지금의 대학로다. 공원 가운데 아름드리 마로니에 나무가 서 있어 이름 붙은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거리 화가를 비롯해 저마다의 끼를 발산하려는 예술가와 음악인들이 공연을 펼치고,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공원의 중심부에는 문예회관 대극장과 바탕골소극장, 샘터파랑새극장, 코미디아트홀 등 우리나라에서 연극 공연장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는 등 젊은이들의 상징적인 거리로 탈바꿈했다. 대학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트북 카페, 젊은이의 메카 대학로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카페 '타셴'의 1층은 샌드위치, 음료와 와인, 2층에서는 스테이크, 케이크, 와인과 음료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3층에는 아트북(Art Book)을 전문으로 하는 '타셴 책방'이 있다. 대학로라는 명칭을 가진 거리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울산, 안성·용인, 강릉·동해·등 전국에서 27개 지역에 이르고 있고 대부분 젊은이들이 북적댄다고 한다.

 

필동의 서애길이 동국대 학생들과 주변대학, 외부인들이 즐겨찾는 대학문화의 거리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색다른 공간, 창조적이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조성하고, 중구 문화르네상스를 구현하겠다는 더 큰 목표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