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종교와 지역사회 ⑩ 경동교회

사회선교, 생명환경운동 앞장

박종화 담임목사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교회개방

지역사회와 나눔의 공동체 실현

 

 본지에서는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관내 각종 종교단체를 찾아 '종교와 지역사회'라는 테마로 종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장충동에 소재하고 있는 경동교회(담임목사 박종화)는 1945년12월2일 창립돼 58년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초대교회의 본을 받아 말씀과 경배, 친교와 나눔, 봉사와 섬김, 교육과 훈련을 신앙공동체의 지표로 삼고 있으며 북방해외 선교 문화선교 사회선교 생명환경운동에 힘쓰고 있다.

 

 특히 장로교회로서 진보적 교회이면서도 보수적 예배를 중시하는 전통을 잇고 평신도 중심의 교회, 젊은이들과 새로운 교우를 환영하는 생동하는 교회가 되도록 정진하고 있다.

 

 지난 99년12월 부임한 박종화 목사(58)는 당해 성탄절날 외국인 근로자 50여명을 초청, 그들을 위한 예배를 드린 뒤 신도들과 협의해 2000년5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선한 이웃 클리닉을 개원'하고 매월 1,3주일날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은 1천여명의 신도들이 교회 공식행사를 모두 중단하고 필리핀 몽골 방글라데시등 34국 노동자들을 위해 교회를 완전 개방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등 전문직업을 가진 내ㆍ외부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100여명씩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약값과 간식등 비용으로 1억원 이상 사용하고 있어 처음 50여명이던 외국인들이 지금은 250명으로 늘어났다.

 

 박목사가 외국 근로자들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한국에서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 간호사들의 고충과 희생을 현지에서 목격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 성장의 디딤돌이 됐지만 현지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현재 국내에 와 있는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급인력인데도 불구하고 불법신분 때문에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인간대우를 해주자는 의미도 있지만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 한국 경제와 문화를 전파하는 메신저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장충동에 소재하고 있는 경동교회 전경.

 

이 같은 경동교회 외국인 무료진료 사실이 2002월드컵 당시, 외국 유수한 언론의 핫 뉴스로 보도되기도 해 한국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헝가리 집시족을 위한 교회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건립한 박계자 목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60여개의 미자립 교회와 복지기관을 돕고 있다. 경동교회는 외국에 선교사를 파송하지 않고 있다.

 

 이는 언어 문화등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선교시스템을 바꿔서 필요하다면 본부에서 파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용정에 한족 20명 조선족 20명등 40명을 선정,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금년 4월부터는 따이한의 도덕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베트남 학생 20명을 선정, 학기당 100불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경동교회는 세상속에서 세상을 위해 일하고 한국문화를 사랑하며 복음의 문화적 화육을 추구하고 하늘의 진리를 역사의 한복판에서 구현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고 항상 개혁을 주창하는 교회로 알려져 있다.

 

 박목사는 탈북 청소년에 대안학교도 마련, 오는 9월경 창립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하나원에서 하는 2개월 교육으로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중간 예비학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법적인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정규학교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대안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며 현재 갈곳 없는 탈북자 예술인 20여명을 위해 교회를 문화의 장으로 활용토록 배려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불우이웃 돕기 성금등 구제와 선교활동에만 연간 3억원 이상 지출하고 있으며 93년부터는 지역사회와 나눔의 공동체 실현을 위한 경동어린이집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이 경동교회의 특징은 문화와 역사를 향해 열린교회라는 점이고 또 음악인 미술인 대학교수 의사 언론인등 문화예술인과 전문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해 일반교회와 달리 지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목사는 4년 전부터 1년에 한번씩 성공회와 교환예배를 드리고 있다. 교파를 초월해서 교환예배를 하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큼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74년부터는 추수 감사절 대신 우리민족의 고유명절인 추석을 교회 명절화해서 문화의 토착화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교회는 음악 미술 미디어등 영역별 전문집단 20여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경동교회는 건축의 거장이라고 알려진 고 김수근씨가 설계해 81년 완공됐으며 기능성보다 예술성을 우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어둠과 빛이 극적으로 대비되는데 십자가가 놓인 정면은 천장에서 은은히 떨어지는 빛으로 신도들을 경건한 침묵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