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비진학 청소년 정책대안 마련해야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8일 끝났다.

 

중구에서는 성동고, 장충고, 한양공고, 환일고, 계성여고, 성동공고, 이화여고, 이화여자외국어고 등 시험장 8개교와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뒤 일부 학생들은 술판을 벌이고 밤늦게까지 뒤풀이를 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 수험생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밤거리를 헤맨 것으로 보인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기말고사를 보게 돼 있고, 수시 2차를 지원한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이다. 자포자기하는 학생들도 있고,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대학 진학도 재수도 생각하지 않는 대책없는 학생들이 문제다. 이런 학생들이 연간 2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9일에는 서울시의회에서 '비진학 청소년, 엉킨 실타래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고 한다. 이 포럼에서는 비진학 청소년 당사자와 관련 정책전문가 및 일본 비진학 청소년 전문기관 K2 인터내셔널 이와모토 마미 총괄책임자 등이 모여 비진학 청소년들의 진로문제를 풀어내고, 향후 과제를 모색했다고 한다.

 

2011년 기준 한해 고등학교 졸업생 11만7천647명 중 비진학 청소년은 2만1천716명이 발생했다. 국내 비진학 청소년의 수는 2008년 전체 청소년의 16.2%였으나, 2010년에는 27.5%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들은 학교라는 제도권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진로 모색의 지원을 받기 어렵고, 지원체계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 이 같은 비진학 청소년들에 대한 무관심은 미래를 설계하고 직업을 갖고 새로운 삶을 영위해야 되는 젊은 인적자원들이 방치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비진학 청소년들의 진로 문제가 지속화될 경우 청년실업, 사회범죄에의 노출 등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청소년 중에서 진로지도 등 교육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19세∼24세 비진학 청소년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 진단하고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데 부자, 모자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가정에 대한 대책에 머물러 있다. 정상적인 가정에 대한 청소년들의 대책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정에만 맡겨두고 소홀이 다뤘던 비진학 청소년의 현실과 진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와 구체적 지원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진학 청소년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비진학 청소년 관련 조례의 보완, 비진학 청소년 지원을 위한 중심사업기관의 지정, 비진학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상담프로그램 개발 등 민·관·학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취업지원 등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청소년 문제에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