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런던 올림픽과 독도 해프닝

제6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지난 9일 독도를 전격 방문해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쳤다는 이유로 동메달이 박탈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특히 사상 첫 올림픽 축구에서 역사적인 동메달을 거머쥔 올림픽 축구대표팀 시상식과 해단식에도 박 선수는 불참했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무대에서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현재 진의여부 등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정치적 희생양이 되지 않고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기대한다.

 

박 선수는 11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에 승리한 뒤 팬으로부터 독도는 우리 땅 이라고 쓴 피켓을 받아 그라운드를 돌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IOC가 이를 문제 삼아 박 선수의 고의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축구협회에 16일까지 박 선수의 세리머니에 대한 진상조사서를 제출토록 요청한 상황이다.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이 나오면 박 선수는 동메달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동메달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대한체육회는 "박종우가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관중이 던져 준 플래카드를 순간적으로 들고 뛰었다"며 "의도적인 행위는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어떻게 결론 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이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IOC헌장에 따르면 위반시 메달 박탈이나 자격취소 같은 징계에 처해지게 된다. 1968년 멕시코시 올림픽 남자 육상 2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던 미국 선수가 시상식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세리모니를 펼쳤다는 이유로 메달을 박탈당했던 사례가 있다. 하지만 스페인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 네덜란드전에서 승리하자 그라운드에서 스페인이 아닌 카탈루냐의 깃발을 흔들었지만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선수는 미국의 두 육상 선수처럼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고, 관중석에서 던져 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피켓을 받아 우발적으로 들었을 뿐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그러나 일본은 오랫동안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며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방위백서에 버젓이 올려놓고 있다. 일본은 독도영유권을 놓고 끊임없이 대립하면서 분쟁지역화 하고 있다.

 

우리는 IOC에 독도가 분쟁지역이 아닌 한국 땅임을 정확하게 인지토록 실질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오는 15일은 제67주년 광복절이다. 중구는 민주평통과 공동으로 매년 통일기원 남산봉화식을 개최해 남북통일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92부터는 신년초에 열렸지만 2002년부터는 광복절 전야에 열리고 있는 만큼 광복과 주권, 정체성 문제도 메시지에 담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