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서소문공원, 세계적 순교성지로 만들자

중구는 대한민국 수도서울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현재 딱히 내세울 만한 명소가 별로 없는 실정이다. 남산이나 청계천, 남대문 명동 동대문 패션타운 등 재래시장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코스로 중구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세계인들이 반드시 찾고 싶은 명소는 아니다.

 

영화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충무로는 정부에서 한류스타거리로 지정하면서 한류스타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등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고, 영화와 관련된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완공되면 중구의 관광코스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 K-POP 열풍이 불고 있음을 감안해 보면 충무로 한류스타거리는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메카, 중구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명동성당은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대한민국 천주교의 산실이라는 이유로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순교성지는 아니다.

 

이처럼 명소가 없는 중구에 서소문 공원을 세계적 순교 성지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됨에 따라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조선시대 서울 한양도성 서소문과 천주교 박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원명 서울여대 교수,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최영준 고려대 명예교수, 조경진 서울대 교수 등은 성지화와 명소화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한국 천주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순례지로 여겨지는 서소문공원을 2015년 목표로 개발 예정인 서울역 국제회의시설 완공에 맞춰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소문공원이 경의선 철도로 접근이 단절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천주교 순교성지화 사업과 함께 도심내 서울역 국제컨벤션센터 조성과 연계한 역사문화벨트의 결절점으로 개발해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소문공원이 근대 역사문화가 결집된 정동에서 서소문 순교성지인 약현성당으로 이어지는 중간 기점이기 때문에 손기정체육공원이나 효창공원,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공원 네트워크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서소문 밖 사거리(지금의 서소문공원 부근)는 원래 조선시대 죄인들을 처형하던 장소로, 신유박해(1801년)·기해박해(1839년)·병인박해(1866년)을 거치면서 가장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된 한국 최대의 순교지로 꼽힌다.

 

이 곳은 한국 103명에 이르는 가톨릭 성인가운데 40%에 이르는 신자들이 순교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소문공원을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순교성지로 아름답게 조성하고, 서부지역 허브로 육성한다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