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박원순 서울시장에 거는 기대

시민운동을 주도했던 시민운동가가 야권통합후보가 되면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낙선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어서 앞으로 시장으로서의 행보와 함께 시정운영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고,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 또한 많다.

 

오세훈 전시장의 잔여임기인 향후 2년 8개월 동안 서울시 행정을 책임지게 될 박 시장은 사업가 기질을 시민사회운동과 절묘하게 접목시킨 진보시민단체의 대표주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창립 멤버였으며 인권변호사를 시작으로 출마 직전에는 시민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연구소인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맡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고 부를 정도로 인터넷을 통한 젊은이들과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실천적인 시민운동은 보수진영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시장 선거운동과정에서 개인적인 문제도 일부 드러났음을 직시해야 한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알려질 정도로 여야를 불문하고 시민운동가로서 인정받아왔던 셈이다.

 

특히 박 시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과 참여정부 시절 정부와 대기업 등으로부터 지원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실력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인은 "친분이 있는 기업인들은 박 상임이사를 보고 종종 '기업 경영을 했으면 일가를 이뤘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수백 명의 싱크탱크가 함께하는 참여연대를 이끌고 희망제작소 같은 전국적인 사업을 경영해본 준비된 CEO이기도 하다"는 보도도 없지 않았다.

 

2000년에는 대안운동을 위해 '아름다운 재단'을, 2001년에는 '아름다운 가게'를 설립해 "제3세계 농부에게 어떻게 하면 커피 값을 제대로 지불해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까 고민했다"는 보도는 그가 펼치고 있는 대안운동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다고도 했다. 2006년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으며,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맡아 지역사회운동, 청년벤처운동, 소기업지원운동 등을 벌이며 공공정책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이 되자마자 공약이었던 무상급식 문제를 가장 먼저 결재함으로써 11월부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까지 무상급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한강르네상스사업등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사업이 추진되고 있거나 마무리되고 있는 사업은 연속성을 유지해야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다.

 

중구의 현안문제인 남산고도제한과 국립중앙의료원 이전문제도 혜안을 가지고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 의료노조에서도 반발하고 있지만 중구민들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성공한 시장이 되는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민심을 제대로 읽으면 그 속에 해답이 있음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