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이 정 식 재즈색소포니스트

강지원 lhy@jgnews.co.kr 2009.12.16 16:36:51

“멜로디ㆍ선율 위주로 연주할 터”

크리스마스 앞둔 재즈 콘서트

혼을 담는 색소폰 연주 ‘일품’

 

 남산국악당에서의 공연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오후 3시, 광진구 자양동 연습실에서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흘러나왔다.

 (재)세종문화회관과 충무아트홀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14일 남산국악당, 21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마련하는 크리스마스 스위트 콘서트 ‘사랑 만들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재즈색소포니스트 이정식(48).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볍고 편안한 공연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재즈의 대중화에 기여해 온 그로서는 이처럼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만족스러울 수도 있지만 30년 넘게 재즈와 동고동락해 오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어요. 예전에는 대중적으로 재즈에 대해 멀게 느낀 반면에 마니아층이 많이 형성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재즈에 대해 익숙함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깊이 이해하는 것을 어려워하죠.”

 

 재즈를 편안하지만 진지한 자세로 들어야 한다니, 참 어려운 얘기다. 하지만 14세 때부터 독학으로 재즈를 공부해왔다는 그의 말에서 깊은 고뇌와 애착이 느껴졌다.

 

 “중구에도 색소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중구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입문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죠.”

 전국적으로 재즈와 색소폰 입문자들이 늘어나는 데에는 얼마 전 TV에 방영된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배우 김범이 색소폰으로 연주한 ‘아이 노우(I know)’의 인기가 한몫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이 노래의 악보를 구하기 위한 문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귀명창(耳名唱)’이라고,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는 전문가 못지않아도 직접 연주하는 것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는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교수답게 이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아무리 아마추어라도 거기에 그치지 말고 고급과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해요. 그래야만 진정한 재즈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죠.”

 

 그의 연주를 보고 있노라면 한 곡을 연주하는 데 온 힘을 다 쏟아 붓는다. 색소폰의 묘미는 즉흥연주에 있듯이 연주하는 순간의 감정을 살리는 데 ‘혼’을 담는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 무려 20여곡을 연주한다는 그는 자신감이 넘친다.

 

 “온 가족이 편하게 관람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멜로디와 선율 위주로 연주할 예정입니다. 멜로디와 선율 위주로 연주하면 하나도 힘이 들지 않으니 듣는 사람도 연주자들도 편한 시간이 될 겁니다.”

 

 그는 지난 2005년 충무아트홀 개관식 때 공연을 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에도 중구민 앞에 선다.

 “고민하면서 들을 필요가 없어요. 관객의 입장에서 재즈를 대할 때 무거운 것을 죄다 털어내고 가볍게 귀만 갖고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은 단순히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혼합이 아니라 색소폰, 피리, 피아노 등 여러 가지 악기가 같은 멜로디를 다른 음색으로 연주를 한다고.

 

 또한 익숙한 캐롤 등을 관객들이 함께 따라 부르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올 한해 좋았던 일들을 되새기고 다가오는 새해의 모든 일들을 기분좋게 시작하게 되길 바랍니다.”

 

 오는 21일 충무아트홀에서의 색소포니스트 이정식과 ‘서편제’의 오정해, 국립국악관현악단 피리단원 이상준, 피아니스트 박경훈 등이 펼치는 멋진 크리스마스 스위트 콘서트 재즈 연주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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