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독자 선거칼럼 / 강 재 수 중구선관위 사무국장

중구자치신문 기자 jgnews@jgnews.co.kr 2005.03.07 12:28:30

터치스크린방식 전자투표제 환영

우리는 지난 2002. 12. 19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전산방식의 전자계산기를 이용한 개표를 실시한 바 있다. 전자개표기는 투표용지를 개표분류기에 넣으면 스캐너에 의해 유ㆍ무효와 기표된 후보자의 표가 인식된 전산방식에 따라 개표결과가 신속ㆍ정확하게 집계되는 전자장비였으나 이 장비에 대한 불신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선거 당선무효소송이 대법원에 제기되고 투표지를 재검증하는 소동이 있었으나 검증결과 이상 없음이 밝혀진 바 있다.

 

 이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히는 전자투표는 유권자 본인정보가 내장된 스마트카드를 발급받아 이를 전자투표기에 넣어 해당선거구의 후보자를 터치식으로 선택하는 투표방식으로 잦은 선거에서 소요되는 물질적ㆍ시간적인 막대한 투표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전자투표는 최근 선진민주국가에서 시도하는 IT의 정치적 활용분야로서 대외적으로는 전자투표(e-Voting)시스템이라는 첨단 전자장치의 구현을 통해 IT강국의 국가위상을 확립시킬 필요성에 따라 치밀한 전자투표 로드맵 과정을 거쳐 오는 2007년 재ㆍ보궐선거에서 시범 실시하고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전면 확대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우선 유권자가 백화점ㆍ시장ㆍ전철역ㆍ산간오지마을 등 전국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전국망으로 공유된 선거인명부가 활용될 수 있고, 신속ㆍ정확한 개표 및 검표가 기대된다.

 

 해외부재자도 투표할 수 있어 투표율을 높여 민주주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정치적 기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과학적이고 신속한 절차의 확립을 통해 과거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었던 장애인이나 입원환자, 해외에 체류 중인 상사나주재원, 유학생 등 폭넓게 국민참여 기회를 유도하고 투표권이 보장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게 된다.

 

 그러나 인터넷투표의 가장 큰 문제를 해킹 및 대리투표와 투표결과 조작가능성을 비롯해 비밀선거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기술의 신뢰성과 서버의 안정성, 그리고 노년층 유권자를 소외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역기능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선진외국의 경우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기가 도입되었고, 영국 브라질 멕시코와 함께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벨기에나 스위스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도 낡은 후진적 사고를 탈피하지 못한채 새 제도의 도입을 망설일 것이 아니라 여야는 지지집단의 연령대와 투표성향을 염두에 둔 각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과감하고 개혁적으로 전자시대를 열어 가는데 이 제도의 법리적뒷받침에 기꺼이 동참하고 공론화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어느 제도이건 불합리한 점이 발견될 수 있고 이를 조정하고 바로잡는 것은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일 것이다.

 

 종이투표에서 PC, 휴대폰, PDA 등이 이용되어 유권자가 투표소까지 가지 않고도 선거에 임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전자투표시스템은 투ㆍ개표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단순한 기술적 차원뿐만 아니라 꾸준한 정책홍보와 사이버를 통한 합동유세나 정견발표 등 인터넷선거운동이 더 활발해질 전자민주주의 의미를 정부ㆍ학계ㆍ정계와 시민단체가 공유하는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통해서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해킹과 대리투표 그리고 비밀투표가 보장되는 선거방해를 불식시킬 기술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논리와 근거를 만들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적 합의의 메커니즘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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