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실개천 하나 없이 메마른 남산이 곳곳에 깨끗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촉촉한 남산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총사업비 188억원을 투입, 조선왕조 500년 사직을 떠받쳐 왔으며 선비들이 갓끈을 빨 정도로 맑은 물이 흘렀던 남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물이 흐르는 남산 만들기’ 사업을 펼치겠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과거 남산에는 맑은 물이 흘렀지만 현재의 남산은 물이 말라버려 실개천 하나 없이 메마른 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터널건설과 주변 지역의 개발 등 도시화 속에 계곡수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남산에서는 더 이상 물줄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
#한옥마을 및 장충지구~북측 산책로에 2.6km 자연형 실개천
이를 위해 서울시는 남산 한옥마을과 필동에 설치돼 있는 홍수방지용 빗물저류조의 빗물과 계곡수 등을 활용, 산책로를 따라 물이 흐르는 자연형 실개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개천은 한옥마을~북측 산책로 1.1km, 장충지구~북측 산책로 1.1km, 장충지구~북측 산책로 1.5km 등 총 2.6km 길이로 만들어진다. 또 기존 콘크리트 배수로는 옛날처럼 자연형 계곡으로 정비해 물길이 복원된다. 실개천의 수질은 물놀이가 가능하도록 계곡수, 빗물, 지하철 지하수를 여과·살균시키며 하루 100톤의 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 생태계 환경도 복원
물길 복원과 함께 서울시는 과거 남산에 살았던 생태 동식물들이 다시 살 수 있도록 생태계 환경도 복원, 잠자리, 산개구리, 새 등 생태다양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90년대 ‘남산 제 모습 가꾸기 사업’을 통해 쥐뿐이었던 생물종이 현재는 181종으로 증가했으나 도시 생태공원으로서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새와 곤충이 살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생태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변 서식처를 만들고 꿀풀, 택사, 세모고랭이 등 식이식물도 식재할 계획이다.
#사계절 오감이 즐거운 남산길
남산의 자연성 회복과 함께 서울시는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남산, 사계절 매번 다른 매력으로 시민들과 만나는 남산길을 만들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도록 가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봄철에는 만개한 벚꽃과 철쭉을, 가을에는 은행나무들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하고,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남산 길을 거닐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번 ‘물이 흐르는 남산 만들기’ 사업을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남산을 센트럴 파크를 뛰어넘는 세계적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남산이 서울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가꿔 나가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