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작년과 어떻게 다르나

이진희 Lhy@jgnews.co.kr 2008.09.04 14:16:21

국내 미개봉 주목할 만한 감독 작품 많아

충무로에서 영화는 축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드디어 3일 개막한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이하 충무로영화제)로 인해 중구 일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보다 한달 정도 일찍 관객을 찾은 이번 영화제는 국제 장편 경쟁부문, 칸 영화제 40주년 특별전, 충무로 Now를 신설해 40여 개국 총 17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서울광장, 명동, 남산골한옥마을, 충무로 예술인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로 축제의 즐거움과 낭만은 배가 되고 있다. 과거와 미래의 고전을 함께 만나며 대중과 영화인들 사이에 교류 확대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자 하는 충무로영화제 속을 들여다봤다.

 

  국제 경쟁부문은 대상ㆍ심사위원 특별상

  올해의 발견상ㆍ관객상 4개 부문 시상

 

◈ 국제경쟁부문 등 ‘New Section' 등장, 총 11개 섹션

 

 1천 500여명의 대중과 영화인이 참여한 이번 영화제에서 단연 주목을 끄는 건 바로 ‘New Section'의 등장이다. 지난해에 ‘발견, 복원, 창조’에 대한 뼈대를 구축했다면 올해는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대중의 기억에 오래 남을 미래의 고전을 찾고자 하는 ‘국제경쟁부문’, 지난 40년 동안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감독의 영화를 발굴한 ‘칸 영화제 40주년 특별전’, 충무로의 미래와 대안을 현재 진행형의 젊은 영화들을 통해 가늠해 보고자 하는 ‘충무로 Now’가 신설됐다.

 

 특히 국제 경쟁부문은 대상, 심사위원 특별상, 올해의 발견상, 관객상 4개 부문으로 시상되며 시상식은 폐막식이 있는 오는 11일에 진행된다.

 

 심사위원으로는 ‘디어헌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마이클 치미노 감독,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며 그만의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해온 임상수 감독, 프랑스 여배우 겸 프로듀서인 리제 벨링크, 전 일본 문화청 문화부장이자 영화평론가인 테라와키 켄,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연구 과정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 프로듀서 총 5인이 확정됐다.

 

 21세기를 살아가는 10대들의 초상을 그린 ‘괜찮아질꺼야’,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우리 영화 ‘행복’, 대도시로 진출한 여주인공의 흥미진진한 사랑과 모험을 다룬 ‘나는, 인어공주’, 세르비아에서 펼쳐지는 느와르 형식의 현대판 죄와 벌 ‘트랩’ 등의 영화가 소개된다.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은 칸 감독주간 40주년을 기념하며 1969~2008년까지 감독주간에서 소개 됐던 주요 작품들을 선별해 초청, 상영된다.

 

 브라질의 전설적인 배우 그란데 오텔로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마꾸나이마’, 호주 시드니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스릴러 장르의 대가 필립 노이스가 필름으로 옮긴 ‘히트웨이브’,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의 영화 ‘하층민들’, 최민식과 류승범이 각각 태식과 상환으로 분해 펼친 연기대결이 큰 화제를 모은 ‘주먹이 운다’, 시각장애인들의 눈 멀도록 아름다운 3편의 이야기 ‘블라인드 러브’등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올해 첫 선보인 ‘충무로 Now' 역시 최근 여러 영화제를 통해 호응을 얻었던 흥미롭고 다양한 장편, 단편 영화가 준비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야구선수 선동열을 소재로 5ㆍ18 광주에 접근하는 새로운 기획력이 돋보였던 ‘스카우트’, 영화제작의 좌충우돌, 우여곡절기를 연애담론처럼 풀어간 재기 넘치는 ‘은하해방전선, 각기 다른 문제를 가지고 삶이라는 기차에 타고 있는 4명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린 ‘기차를 세워주세요’등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이밖에 다른 섹션에 대해 살펴보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공식초청부문’은 ‘발견, 복원, 창조’가 한번에 모두 체험 가능하다는 것. ‘최근 복원작’, ‘데이비드 린 탄생 100주년 기획’, ‘데보라 카를 기억하며’, ‘워치아웃’, ‘특별 상영’으로 나눠 상영된다.

 올해에는 아직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감독들의 작품들을 초청했으며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도 만나볼 수 있다.

 

 특수효과의 선구자인 ‘더글라스 트럼블’의 열광적인 팬이라면 ‘CHIFFS 매스터즈’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매년 하나의 국가를 선정해 그 나라의 영화 역사와 영화 산업의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국가별 영화 특별전’에서는 지난해 호주 영화에 이어 올해는 독일 영화의 매력에 빠져보자. 개원 40주년을 맞은 한국 독일문화원과 함께 공동 진행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초기 무성영화를 시작으로 최근작까지 그야말로 독일 영화사 전체를 한 눈에 아우를 수 있으며 세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독일 영화의 영광과 역경이 영화에서 묻어난다.

 

 아내 ‘와다 낫토’가 그의 많은 작품들의 각본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한 ‘이치가와 곤’ 감독이 ‘아시아 영화 재발견:작가와 장르’에 선택됐다.

 

 올해 2월 폐렴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그의 모습은 영화제에서는 볼 수 없지만 그의 영화를 통해 일본의 거장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장르부문은 ‘스릴러’로 국내 영화에서는 흔치 않는 하드고어 장면, 반전구조, 동성애 코드 등을 가미해 만들어낸 우리 영화 ‘텔 미 썸딩(Tell me Something)'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소나기’…영화 제목만 들어도 설레이는 추억의 우리 영화.

 당대 흥행성, 드라마의 흡인력, 동시대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제작년도가 8로 끝나는 작품들이 ‘한국영화추억전 #8’에서 소개된다.

 

 논란, 찬사, 오해를 한몸에 받은 장선우 감독의 ‘장선우-전’에서는 ‘우묵배미의 사랑’, ‘너에게 나를 보낸다’, ‘꽃잎’등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시도와 소재 선택으로 활력을 불어넣은 그의 작품 세계를 엿 볼 수 있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모든 것을 맡긴다는 백지위임의 뜻을 지닌 ‘까르뜨 블랑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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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및 문화ㆍ예술 관계자들이 영화제의 객원프로그래머가 돼 관객 혹은 그들의 팬들과 함께 보고 싶은 작품들을 자유롭게 선정해 상영된다.

 

 올해는 1980년대 흥행 감독으로 자리잡았던 배창호 감독, 드라마 ‘연애시대’의 주제곡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등 여러 OST에 참여하며 인기를 모은 스윗 소로우가 다양한 영화를 선정했다.

 

 발표 당시 정신 병원 운영 체계의 일대 혁신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 반항을 일으킨 잭 니콜슨 주연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잔혹하고 처절한 복수극을 다룬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화와 음악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무성영화의 향연’은 영화음악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신인 음악가 3팀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한국영상자료원 개관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청춘의 십자로’를 초청, 상영한다.

 

 이와 함께 해외의 유명한 무성영화 연주자인 데니스 제임스도 영화제를 방문해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황태자의 첫사랑’에 맞춰 완벽한 하모니를 선보일 것이다.

 

◈ ‘이보다 더 풍성할 수 없다’, 축제 통해 관객과 교감 교류

 

 ‘충무로에서 영화는 축제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이번 영화제는 곳곳에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풍성한 행사들로 가득하다.

 

 4일 SF 장르 영화에 지대한 공헌을 남긴 시각 효과의 선구자 ‘더글라스 트럼블’을 대한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그의 영화 세계와 영상 테크놀로지 개발 과정을 직접 강의하는 흔치 않은 기회이며 관여하고 제작했던 주요 영화들의 영상과 함께 트럼블의 작품세계와 기술 발전에 대한 열정을 알아보는 특별한 자리이다.

 

 같은 날 명동 우리은행 특설무대에서는 힙합, 인디밴드, 퍼포먼스 등 관람객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 펼쳐진다. 영화제 방문 해외 게스트와 개봉 대기 한국영화 출연진과 함께 하는 야외토크가 진행되며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4일부터 10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남산공감 행사가 열려 관객과의 특별한 만남이 준비돼 있다.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소리로 마음의 결을 부드럽게 가다듬을 수 있는 음악공간인 남산공감은 이병우(9월4일), 이은미(9월5일), 정재형(9월6일), 전제덕(9월8일), 공명(9월9일), 언니네이발관(9월10일) 등 실력있는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열린다.

 

 ‘황태자의 첫사랑’,‘청춘의 십자로’등의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로 가을밤의 낭만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 사진 자료’와 영화제의 모든 것을 스틸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오는 5,6일에는 각각 명보아트센터에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저자로 유명한‘스티븐 제이 슈나이더’가 아시아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둘러싼 역학관계와 그 장단점을 논의하는 ‘리메이크 게임’, 칸 감독주간 40년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라운드 토크’가 관객을 맞이한다.

 

 소녀시대, 부가킹즈, 리쌍 등의 실력파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길수 있는 충무로 난장이 오는 7일 충무로 예술인의 거리에서 펼쳐져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스타 애장품 경매를 통해 수익금은 ‘중구 행복더하기’에 기부하는 뜻깊은 프로그램도 진행되며 체험! 레드카펫, 추억의 극장간판, 영화 의상ㆍ소품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오는 7,8,9일에는 ‘독일영화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무성영화 음악 작곡의 모든 것’. ‘장선우-대화’가 준비돼 관객과의 의사소통의 장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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