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역사성을 단보로 하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이하 충무로영화제)가 가을바람을 타고 열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쉽지만 대중적이고 재밌는 영화제를 위해 올해는 ‘발견’, ‘복원’, ‘창조’라는 키워드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올해는 7개의 메인섹션에서 총 120여 편, 특별섹션 총 35여 편, 국제경쟁부문 총 15여 편이 상영된다. 장편은 해외110편, 국내 30편 단편은 해외 20편, 국내 10편이 상영되는 등 40여 개국 총 170여 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선택에 있어서 망설여진다면 여기를 주목하라. 영화마니아들에게는 특별한 선물, 상영작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40여개국 참여 장ㆍ단편 170여편 상영
칸영화제 40주년ㆍ독일영화사 특별전도
■ 개막작, 야외 특별 상영
◈ 개막작
△숨은 요새의 세 악인^올해 개막작은 일본의 거장 구로사 아키라의 전설적인 사무라이극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을 히구치 신지 감독이 50년 만에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 원작에는 없던 다케조와 유키히메의 로맨스가 추가됐고 유키히메는 더욱 정의롭고 신념이 강한 인물로 그려졌다.
◈ 야외 특별 상영
△사랑은 비를 타고^풍성한 볼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 유성영화가 도입되던 1930년대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뮤지컬이다. 진 켈리, 도날드 오코너 두 사람의 신나는 탭댄스, 빗속에서 진 켈 리가 부르는 ‘singing in the rain'의 낭만에 푹 빠져도 좋을 듯.
△뜨거운 것이 좋아^마를린 먼로가 사랑스런 주인공으로 등장. ‘여장 남자’를 소재로 유쾌한 해프닝이 쉬지 않고 벌어지는 빌리 와일더 코미디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작품.
◈ 국제경쟁부문
△괜찮아질꺼야^2007년 작품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10대들의 초상을 다룬 ‘이브 크리스땡 푸르니에’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의문으로 가득한 이 영화는 강하면서도 한없이 약하고 명료하면서도 때로는 혼란스러운 10대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행 복^‘허진호’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해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임수정, 황정민 주연의 반가운 우리 영화다. 심각한 간경변을 앓고 있는 영수(황정민)와 중증 폐질환 환자 은희(임수정)는 어떤 사랑을 꿈꾸고 있을까. 꿈처럼 달콤하고 가슴 설레던 행복의 나날들을 이 영화를 통해 느껴보자.
◈ CHIFFS 매스터즈
△브레인 스톰^1983년 작품인 ‘더글라스 트럼블’의 두 번째 장편. 쇼스캔 기술로 제작된 롤러코스터 액션 시퀀스 등 여러 CG장면들이 인상적. ‘공각 기동대’, '매트릭스' 등 후대 사이버펑크 영화들에도 영향을 끼쳤다.
△미지와의 조우^아카데미 촬영, 음향효과상 수상에 빛나는 SF걸작으로 1977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다룬 그의 초기 작품으로 더글라스 트럼블은 이 영화를 위해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특수효과 담당을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 공식초청부문
△지상에서 영원으로^각본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 8개 부분을 수상한 ‘프레드 진네만’의 1954년 최고의 화제작. 해변에서 버트 랭카스터와 데보라가 펼치는 키스신이 감상 포인트.
△닥터 지바고^명문가 출신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 지바고의 인생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영화. 1965년 ‘데이비드 린’의 작품으로 195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동명소설이 원작.
◈ 독일영화사 특별전
△베를린 천사의 시^‘빔 벤더스’작품으로 1987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비롯 다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천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흑백으로 인간세상은 컬러로 표현.
△커밍 아웃^동성애를 표면적으로 다룬 첫 번째 동독 영화로 1989년 ‘하이너 카로’의 작품. 사회적 관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성적인 러브스토리로 1990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
◈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작가와 장르
△검은 10인의 여자^스타일리쉬 한 흑백 영상 안에 미스터리와 유머, 풍자가 공존하는 블랙 코미디. 1961년 ‘이치가와 곤’작품으로 2002년에는 감독이 직접 TV드라마로 리메이크 하기도 했다.
◈ 한국영화 추억전 #8
△미워도 다시 한번^아역배우 김정훈을 인기스타 대열에 올려놨던 바로 그 작품. 1968년 ‘정소영’의 작품으로 국도극장 단관 개봉에 64일동안 36만 여명의 관객(당시 서울인구 약 450만)을 동원하며 흥행 신기록을 세운 멜로드라마.
△소나기^소설가 황순원의 동명 원작을 감각적인 영상에 담은 작품. 첫사랑의 기억을 닮은, 애틋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에로틱한 느낌을 주기에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 사춘기 시절로 돌아가 잔잔한 감동을 만끽해보자.
◈ 무성영화의 향연
△황태자의 첫사랑^‘에른스트 루비치’가 동명 소설과 오페라를 영화로 재탄생 시켰으며 절묘한 코믹 타이밍과 시각적 매력이 돋보이는 ‘루비치 터치’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1927년 작품.
◈ 까르뜨 블랑슈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잭 니콜스의 연기가 특히 돋보인 영화로 1975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다섯 개 부분 모두 수상. 발표 당시 정신 병원 운영체계의 일대 혁신을 초래하는 등 큰 사회적 반항을 일으킨 작품이다.
◈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
△아마도 악마가^칸 감독주간 1977년 상영작으로 실제 자살한 청년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 ‘로베르 브레송’감독의 영화 중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때 그 사람들^명예훼손 시비에 휘말려 상영금지가 처분 신청을 받는 등 영화 외적인 이유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임상수’감독의 작품, 부조리한 유머가 돋보이는 흥미로운 영화로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영화.
◈ 정선우-전
△경마장 가는 길^천사와 혹평을 동시에 낳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1991년 작품. 문성근, 강수연 주연으로 1990년대 대두된 ‘포스트 모더니즘’ 논란의 한복판에 있던 하일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
△귀여워^‘나쁜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했던 김수현 감독의 첫 데뷔작. 세 명의 배다른 아들들과 그 아버지가 아들이 주워온 특이한 여자 순이(예지원)를 두고 벌이는 초현실적 코미디.
◈ 충무로 Now
△스카우트^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작품. ‘선동열’과 야구를 소재로 5.18 광주에 접근하는 새로운 기획력과 이야기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