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6동 한국무용교실 회원들이 '한량무'를 추고 있다.
쉽고 단순해 노년에 안성맞춤
지역행사 참여 봉사활동 귀감
절제된 감정의 표현과 물 흐르듯 부드럽게 연결되는 춤사위 속에 지나온 세월의 무게와 깊이를 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신당6동사무소 지하 강당에 모여 뚝배기마냥 깊은 맛을 지닌 국악 반주에 맞춰 한발 한발, 손짓 하나 하나에 삶의 묵은 한과 설움 모두 털어내고 흥과 신명을 담기에 여념이 없는 신당6동 한국무용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
신당6동 한국무용교실은 지난 2006년 2월9일 개강해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강좌지만 김은숙(42세) 강사의 열성적인 지도 아래 서순희(57세) 반장을 비롯한 20여명의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김 강사는 "신당6동 한국무용교실은 50대 후반에서 70대 중반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으로 자녀들이 장성해서 시간적 여유가 많아진 어머니들이 건강과 취미생활을 위해 주로 많이 찾고 있다"면서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젊은 사람들보다 더디지만 한국무용에 대한 열정과 애착만큼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밝혔다.
신당6동 한국무용교실에서는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총 2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한국무용 전반에 두루 사용되는 기본동작을 20, 30분가량 연습한 뒤 기존에 했던 작품의 복습과 새로운 작품의 안무를 학습하는 순으로 진행되며, 보통 1작품을 마스터하는 데에는 3~4개월이 걸린다.
회원들은 어렵고 복잡한 동작이 많고 과격한 다른 춤들과 달리 한국무용은 쉽고 단순하면서도 멋스럽고 깊이가 있는 동작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노년에 즐기기에 한국무용만큼 좋은 취미생활도 없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또한 수강생들 대부분이 갱년기의 과도기에 있는 주부들로 한국무용을 배우면서 삶의 큰 활력을 얻고 있어 갱년기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나보내는 것은 물론, 회원들 간의 돈독한 우애를 나누는 속에서 몸의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것.
특히 이들은 남산골 한옥마을 전통 축제와 충무공 탄생기념행사, 노인잔치 등의 지역 행사에서도 공연을 펼치는 등 자기만족을 위한 배움의 단계를 넘어서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희망을 전하는 봉사활동으로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신당6동 한국무용교실에는 무용이란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을 과감히 깨고 오로지 한국전통 춤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는 남성 수강생이 2명이나 있어 이목을 끈다.
2명의 남성 수강생 중에서도 초창기 멤버이자 주민자치센터 참여수기집인 ‘행복이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에 수기가 수록된 적도 있는 박태영(67세)씨는 "삶을 살아가면서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러한 것들을 한국무용을 통해서 표출하다보면 어느새 묵은 스트레스까지도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한국무용의 매력을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역 속에서 회원들을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면서 대중과 동떨어진 예술로서의 한국무용이 아닌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발전해가는 한국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고 싶다는 김 강사는 "인생의 풍취와 참다운 멋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면 언제라도 신당6동 한국무용교실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