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 축구회 기념사진.
든든한 노장층, 실력파 청·장년층 구성
중구 최초 조기축구회 선후배 단합 정평
올해 들어 유난히 추웠던 지난 6일 일요일, 광희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리그전이 펼쳐졌다.
광희 축구회(회장 유재조)가 연말을 맞아 중구여자축구단(단장 이경우)을 초청해 개최한 청·홍·백팀 리그전은 단순한 조기축구를 뛰어넘어 마치 프로경기를 방불케 했다.
작은 경기 하나라도 대충 치르는 법이 없는 광희 축구회는 벌써 35년이라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 100세가 훌쩍 넘은 광희초 운동장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이미 갖춘 것.
광희 축구회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유재조 회장은 당당하게 팀 자랑을 한다.
“저희 광희 축구회는 위에서 노장선수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고 아래서 팔팔한 젊은 선수들이 선배들을 보필하면서 팀 전력이 날이 갈수록 극대화 되고 있습니다.”
청팀과 홍팀이 경기를 펼치고 있는 도중 백팀의 절반은 운동장에 나가 경기를 응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따뜻한 난로가 있는 본부석으로 와 이야기꽃을 피운다.
“우리 광희 축구회가 중구에서 가장 먼저 결성됐지. 처음엔 우리를 따라올 자가 없었어. 물론 지금은 축구회들이 많이 결성돼서 경쟁 팀이 생기고 있지만.”
34년간 광희 축구회 선수로 몸담고 있다는 문세성(79)씨는 광희초 36회 졸업생이기도 하다. 중3때부터 선수생활을 했다는 문씨는 “지금 여기 운동장은 흙바닥이지만, 만약 인조잔디가 깔린다면 경기하기에 매우 불편할거야. 뛰면서 많이 다치기도 할 테고.”라고 말하며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밖이 너무 추웠는지 본부석의 난로 곁으로 다가온 김향천 감독은 5년째 팀 감독을 맡고 있지만 회원으로는 20년이 넘었다.
“팀이 한 가족처럼 굉장히 화기애애해요. 청·장년층이 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주영호, 이천우, 조재중 같은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유 회장이 끼어들어 덧붙였다.
“오영민 코치, 김향철 선수, 박영길 선수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특히 장년부는 다른 축구회에서도 인정을 할 정도로 실력이 좋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광희 축구회는 지난달 열린 제27회 중구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 축구대회에서 청년부 우승, 작년 26회 대회에서는 장년부 우승을 거머쥐는 등 대회가 열릴 때마다 막강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것도 상대팀과 격차를 벌이며 월등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추봉국 선수는 20년 동안 광희 축구회의 가장 큰 장점을 단합과 화합으로 꼽았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승리 요인이라고 할 수 있죠. 경기를 하면서 우승을 하는 것도 팀 발전에 도움이 되겠지만, 선후배간 서로 이끌어주는 정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한 것 같아요.”
해가 점점 머리 위로 솟아오를 때 쯤 경기는 청팀의 우승으로 끝났다.
“거기서 더 밀고 들어갔어야 됐는데…”
“이쪽 말고 저쪽으로 패스를 했어야지, 그랬으면 안 막히지!”
중구여자축구단 선수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경기 내용이 못내 아쉬운 듯 선수들의 땀방울은 식을 줄을 몰랐다. 중구 최초로 결성된 35년 전통을 가진 광희 축구회의 열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