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대표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송편이다. 송편은 솔잎을 사용한 떡이라는 송병(松餠)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석 때 거의 모든 지방에서 햇곡식으로 만들어지는 명절 떡이다. 특히 요즘은 다양한 색, 모양과 맛을 지닌 송편이 유행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겨먹는 음식이 됐다. 보통 송편은 멥쌀 가루를 익반죽해 알맞은 크기로 떼어 거기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솔잎을 깔고 찌면 되지만, 요즘에는 더욱 다양한 송편을 만들 수 있는 비법이 있다.
◈ 송편 빚는 법^일단 일반 송편을 빚는 법부터 알아보자. 팥과 녹두를 불린 후 껍질을 제거해 찌고, 콩은 껍질을 까 놓고 깨는 볶아서 깨소금을 만든다. 팥과 녹두는 설탕을 넣어 약한 불에서 볶고 팥과 깨에는 설탕과 계핏가루를 섞는다.
콩은 소금을 조금 섞어 뒤적거려 놓고 밤은 껍질을 벗겨 4쪽 또는 2쪽으로 썰어 놓는다. 쌀가루 반죽한 것은 마르지 않게 젖은 보자기 등으로 덮어둔다. 떡을 빚을 때는 반죽덩이를 조금씩 떼어 둥글게 한 다음 왼손 끝에 쥐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구멍을 파서 거기에 준비한 갖가지 소를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는다. 시루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서로 달라붙지 않게 떼서 한 켜 얹고 다시 솔잎을 깐다. 이런 식으로 여러 켜를 얹은 뒤 시룻번을 바르고 찐다. 다 찌면 시루를 내려놓고 뜨거울 때 꺼내 냉수에 헹구어 솔잎을 떼내고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물기가 빠지면 참기름을 조금 쳐서 골고루 묻힌다.
◈ 꽃송편, 칡송편,국화송편
꽃송편은 떡에 화려한 장식을 많이 해 전라도 지방에서 차례상에 떡을 고이거나 담아 맨 위에 올려 장식하던 웃기떡(흰 떡에 색색의 물감을 들여 만든 떡)이다.
멥쌀가루에 쑥, 치자, 송기, 오미자즙, 감가루, 맨드라미 등으로 색을 내어 색색이 반죽한다. 콩, 깨, 밤, 대추 등을 소로 넣고 각기 다른 색의 떡으로 매화꽃, 나뭇잎, 새를 아주 작게 빚어 대꼬치로 송편 위에 붙여 장식한다. 솔잎을 깔고 쪄낸 찌는 떡이며 빚는 떡으로도 분류된다.
칡송편의 주재료는 멥쌀가루와 칡가루이다. 칡가루(칡녹말)을 만들기 위해 먼저 칡뿌리의 껍질을 벗긴 다음 방아에 찧는다. 이것을 베자루에 넣고 물을 부어 주물러서 중체에 받친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 앙금을 가라앉힌 뒤 윗물을 따라내고 다시 물 붓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어느 정도 반복한 다음에는 윗물을 따라버리고 가라앉은 앙금을 햇볕에 널어 약간 굳어질 때까지 말리다가 굳어진 앙금을 손으로 비벼서 가루로 만들어 완전히 말린다. 이렇게 만든 칡녹말을 멥쌀가루와 섞어서 익반죽한 뒤 반죽을 떼어내서 팥소나 강낭콩소로 예쁘게 송편을 빚는다.
국화송편은 충남 홍성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떡으로 쑥가루와 당근즙을 넣어 반죽한 다음 수저로 돌려가며 자국을 내어 만드는 국화모양의 송편이다.
멥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충분히 불린 후 소금을 넣고 가루로 곱게 빻아 체에 내린다. 쌀가루를 3등분해 빻아놓은 쑥과 당근즙을 넣고 각각 익반죽해 젖은 행주로 덮어놓고, 나머지는 쌀가루 그대로 익반죽한다. 깨소금은 볶아서 설탕을 골고루 섞어 소를 만들고, 각각의 반죽을 밤톨만한 크기로 떼어 둥글게 빚은 다음 소를 넣고 송편을 빚는다. 이때 위아래에 건포도를 꽂은 다음 수저로 돌려가며 국화모양의 자국을 만든다. 시루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얹어 센 불에 30분 정도 찐 뒤, 송편을 찬물에 헹궈 참기름을 발라 먹으면 그야말로 일품!
◈ 호박송편, 조개송편, 등겨송편^가을에 나는 늙은 호박을 썰어 말려두었다가 가루로 내어 멥쌀가루와 섞어 익반죽을 한 다음 삶은 밤이나 통깨로 소를 넣어 송편을 빚어 솔잎을 얹은 시루에 쪄낸 떡이 바로 호박송편이다.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노란색이 선명해서 보기에도 좋다. 호박송편에 들어가는 호박가루는 늙은 호박의 껍질을 벗겨 속을 발라낸 뒤 적당한 크기로 잘라 말려 분마기로 갈아서 만들 수 있다. 예전에는 가을에 익은 늙은 호박을 이용해서 호박송편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단호박을 삶아서 멥쌀가루와 섞어 많이 만들고 있다.
조개송편은 평안도 지방에서 많이 해 먹는 떡인데, 그 모양이 조개 모양을 닮았다 해서 조개송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일반 송편과 만드는 방법이 비슷하지만 떡 안에 넣는 소와 송편의 모양에 있어서 다른 점이 발견된다.
송편은 사실상 여러 가지 다른 재료와 다양한 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먹는 조개송편처럼 지역에 따라 그 이름도 달리했다.
경북에서 유명한 등겨송편은 쌀겨를 찹쌀과 섞어 만든 송편으로 영양적으로 매우 우수한 떡이며, 식이섬유의 함유량이 백미보다 월등히 높아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