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 / 소매치기 강도 잡은 을지로3통장 조영옥씨

장선아 Lhy@jgnews.co.kr 2007.01.23 13:54:08

"가족 지키는 마음으로 잡았죠"

지난 13일 밤 10시30분경 을지로4가 산림동 12에 한 여성이 "사람 살려"라고 외치는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도가 어둠을 틈 타 길을 가던 한 여성의 가방을 뺏으려 했으나 저항하자 무차별적으로 구타를 가한 것.

 

 이 강도는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용감한 한 주민에 의해 15분여만에 제압당한 뒤 경찰에 인계됐다.

 

 이날 용기 있는 행동으로 강도를 잡은 용감한 주민은 중구 산림동 28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을지로3통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조영옥씨(49). 조씨는 비명소리를 듣고 신발을 신을 사이도 없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나갔다고 한다.

 

 가방을 강탈한 강도를 발견한 조씨는 "도둑 잡아라"를 외치며 쫓아갔고, 끈질긴 조씨의 추격에 강도는 가방까지 내팽개치고 도주를 시도했지만 결국 10분여의 몸싸움 끝에 붙잡혔다.

 

 조영옥씨는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에 다른 건 생각할 사이도 없이 맨발로 뛰어나가 강도를 쫓아갔다"면서 "몸싸움을 할 때에서야 강도가 무기를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 무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두 손을 잡고 맥을 짚어 10분여만에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당시 조씨의 도움으로 위험한 상황을 모면한 피해 여성은 이 일이 가족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경찰차가 오기 직전 조씨에게 감사를 전한 뒤 귀가했다고 한다.

 

 조씨의 부인 최해진씨(49)는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한사코 뜯어 말렸을 텐데 무사해서 망정이지 자칫 큰일이라도 생겼으면 어쩌려고 그런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남편을 걱정하면서도 "남편은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다 태권도며 합기도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어서 어디 가서 싸우다 맞고 들어온 적은 없다"고 남편을 자랑하기도 했다.

 

 조영옥씨는 "그 누구라도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모른 척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잘한 일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는지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 당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Copyright 2001 JungGu Autonomy Newspaper.


중구자치신문 | (04590) 서울시 중구 다산로20길 12(신당동) 수창빌딩 312 발행/편집인 : 이형연 | Tel. 02)2237-3203~4 Fax. 02)2237-3721 Copyright 2001 JungGu Autonomy News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