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오는 4월부터 경도 치매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카메라(이하 홈캠)와 AI 스피커를 설치하는 ‘인공지능 돌봐드림 서비스’를 추진한다.
홈캠을 설치하면 카메라가 시간대별로 어르신의 움직임을 녹화하며 이상징후가 없는지 살피고, 위험이 감지되면 보호자에게 즉시 문자나 전화로 알려준다. 치매 어르신이 낮에 혼자 지내야 하는 경우 어르신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자의 걱정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AI 스피커는 ‘건강 비서’ 역할을 한다. 약 복용 시간, 진료 일정을 알림 기능으로 관리해준다. 음악을 들려주고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치매 어르신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말벗’이 돼 준다.
중구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에 직접 치매 환자를 찾아가는 대면 서비스도 병행한다.
먼저, 치매안심센터 직원이 치매 전 단계, 치매 환자를 밀착 관리하면서 매달 1회 안부 전화를 하고 분기별 1회 방문해 불편한 점을 살핀다.
노인 일자리에서 활동하는 어르신들도 나선다. 직접 치매 환자를 찾아가 건강을 살피고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하는 환경은 없는지도 점검한다. 인지능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 기기 관리 전담 인력이 홈캠과 AI 스피커가 잘 작동되는지 월 1회 전화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방문해 고쳐줄 예정이다.
중구는 이미 초고령사회다.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1.1%로 서울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다. 치매 환자 수는 2020년 4천526명에서 2022년 5천448명으로 20.4% 증가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주민 비율은 10.7%로 이 역시 서울시에서 세 번째로 많다.
치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치매안심센터의 쉼터, 주야간 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나 24시간 돌봐주는 시스템은 아니다.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거주하는 치매환자의 일상생활을 관리해 줄 시스템이 절실하다.
지난해 치매안심센터 이용자 대상 조사 결과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말벗 등 방문 서비스였다. 다음으로는 치매환자 쉼터 확대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구는 ‘2024년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공모사업’에 ‘경도치매환자 인공지능 돌봐드림 사업’을 제출해 3천900만원의 시비를 확보했다.
구 관계자는 “돌봄 공백이 줄어들면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함에 따라 요양기관 입소가 지연되는 등 치매 가족의 어려움을 여러모로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중구 치매안심센터는 대상자를 선정하고 인공지능기기를 설치한 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대면과 비대면의 촘촘한 관리를 통해 인지검사, 우울척도, 돌봄 부담분석 검사를 실시해 서비스의 효과성을 평가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