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4. 11
인쇄 장인·청년창작자·기술 공존 기반 조성
서울시가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으로 쇠퇴하고 있는 세운상가(진양·인현·삼풍상가) 일대 인쇄골목을 '창작인쇄산업' 거점으로 혁신한다. 토박이 인쇄 장인들의 기술과 청년창작자들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 소재·후가공·특수인쇄 등 최신 기술을 결합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작년 6월 충무로, 을지로 등 이 일대 약 30만㎡를 '인쇄산업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쇄산업 진흥계획'을 현재 수립 중에 있다.
1인 기업 입주공간, 샘플작업실, 교육시설 등을 집약한 핵심거점인 '인쇄 스마트앵커'를 새롭게 건립하고, 인쇄 관련 스타트업 입주공간인 '창작큐브'가 새롭게 설치된다. 일자리·살자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청년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청년주택도 400호 공급한다.
진양상가에는 책을 내고 싶은 독립출판 작가와 세운상가 일대 인쇄업체가 만나 협업하고 독자들은 독립서적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인현지하상가에는 인쇄기술학교, 공방, 인쇄박물관 같은 시설이 각각 들어선다.
이는 진양·인현·삼풍상가 주변이 근대 활판인쇄기를 처음 도입한 한국 최초의 현대식 인쇄소인 박문국을 비롯해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인쇄산업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좁은 골목 사이로 출판기획부터 디자인, 제본 등 3천여 개의 인쇄관련 업체들이 밀집돼 있어 하나의 거대한 '지붕 없는 인쇄소'를 이루고 있다.
보행재생도 함께 이뤄진다. 산업재생을 통해 생겨난 활력을 보행 네트워크를 따라 주변으로 확산한다. 작년 9월 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가 공중보행교와 보행데크로 연결된 데 이어, 2020년이면 대림상가를 넘어 삼풍상가를 지나 퇴계로와 맞닿은 진양상가까지 총 1km에 걸친 세운상가군 7개 건축물 전체가 보행길로 연결된다. 종묘에서 시작해 세운상가를 거쳐 남산까지 이어지는 서울의 남북 보행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시는 이와 같은 내용의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삼풍상가∼호텔PJ∼인현·진양상가)을 2020년 4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통해 세운상가 북쪽(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을 기존 제조산업에 디지털디바이스가 결합된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만들었다면, 2단계 사업을 통해 세운상가 남쪽의 오랜 인쇄산업에 최신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불어넣어 '창작인쇄산업' 중심지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27일에는 호텔PJ(4층 카라디움홀)에서 박원순 시장, 최창식 구청장, 상가 소유주 및 상인,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사업 착수를 선포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사업은 △창작인쇄산업 활성화(산업 재생) △서울의 남북 보행 네트워크(종묘∼세운상가군∼퇴계로∼남산) 완성(인프라 재생) 두 가지를 양대 축으로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