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축구단이 손기정체육공원 축구장에서 2010 시무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0대 올드보이팀 팀워크는 최고
전용 축구장 반드시 마련돼야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실내보다는 바깥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새가 지저귀고 솔솔 봄바람이 불어오는 따뜻한 날씨에 방 안에만 가만히 앉아있는 것은 봄에 대한 실례다.
운동을 할 때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상관없이 함께 어울려 뛰면서 건강을 증진하고 팀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가운데 60대 이상의 중구민으로 구성된 OB축구단(단장 최운길)은 벌써부터 몸 풀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로 14년째가 돼가는 OB축구단을 4년째 이끌고 있는 최운길(68) 단장도 부담 없이 뛸 생각에 들떠있었다.
"날씨가 풀리니까 훨씬 뛰기 좋아졌어요. 올드 보이(Old Boy)인 60대 이상의 선수들 70명 정도가 모여서 토요일에는 우리끼리 편을 나눠서 연습하고, 수요일은 여자축구단과 경기를 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 단장은 OB축구단을 운영하면서 전혀 힘든 일이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OB축구단의 회원들은 단위축구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팀워크를 다지는 일에 단련돼있고, 단위축구회의 베테랑들만 모였기 때문인지 웬만한 위기는 술술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다.
중구에서 축구를 하다가 60세가 됐다 하면 곧바로 OB축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그것 말고는 아무런 조건이 없기 때문에 OB축구단은 중구민에게 더욱 친숙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지난해 8월 서울시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하는 등 역량도 상당하다. 박언호(65)·박해숙(66)·박수옹(68) 등을 포함한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언호 선수도 OB축구단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
"체계적으로 배운 선수들이라기보다는 중구 지역에서 건강을 증진시키고 사람들을 만나 친목을 다지기 위해 모였습니다. 순수한 지역주민들이 모여서 이기려는 투지보다도 즐겁게 운동하고 연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구에는 축구회에 소속돼 직접 운동을 하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중구민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중구 축구는 앞으로 걱정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최 단장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들었다.
"중구에 전용 축구장이 없는 것 하나가 마음에 걸립니다. 다른 구에는 전용 축구장이 있기 때문에 그 점에서 경쟁력이 하락하고, 결과적으로 서울시 대회 등에서 우승하기가 힘들죠. 타 구 축구단과 경기를 할 때도 원정경기를 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중구의 전용 축구장 건립에 대해 중구 축구인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서울시 경기 결과에 비춰봤을 때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마음 놓고 자신 있는 뜀박질로 공을 찰 수 있는 공간이 중구 축구의 위상을 더욱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있는 단위축구회에 비해 올드보이로 구성돼있는 OB축구단은 상대적으로 여유와 관록, 신중함을 무기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에도 OB축구단의 활약을 기대해주시고, 더욱 활기차게 똘똘 뭉친 60대 올드보이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