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 아침도 먹지 못한 채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에 내려간다. 차에 시동을 켜고 운전해서 회사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사무실로 출근한다.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시고는 회의에 참석했다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을 한다. 점심시간이 되자 동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1층 식당가에 내려가 점심식사를 하고 3층 사무실로 올라온다. 오후에도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업무를 마치고 퇴근준비를 한다. 오후 6시30분 회사에서 나와 집에 도착하니 8시를 조금 넘었다. 피곤하고 귀찮은 마음에 라면을 끓여 저녁을 때운다. 물론 밥까지 말아서 국물까지 다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쇼파에 누워 1시간쯤 TV를 보다가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게임을 하다 자꾸만 감기는 눈에 잠을 청한다.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의 일상이지만 활동량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5분 이상 걸을 일 조차도 없다. 불규칙한 식생활과 생활습관으로 인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활동량은 없는데 하루 섭취 칼로리양은 적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현대인에게는 운동이 필요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운동처방사 정민호씨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근 정씨는 ‘내 몸에 꼭 맞는 운동처방 프로그램 측정 분석 보고서’를 완성, 성별과 연령에 걸맞은 운동 프로그램을 홍보해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예정이다.
정씨는 이 보고서를 기획하게 된 것에 대해 “스포츠센터 내에 처방실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측정을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결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니 여자들은 창피해하기도 하고, 심지어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측정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한달을 꼬박 집중해서 1천명의 회원들이 체성분과 체력을 측정한 결과가 누적된 1년치 자료를 모두 분석, 보고서를 완성했다. 그 와중에 유동인구가 많고 도매업 종사인구가 많은 중구민의 문제점도 파악됐다.
“남자는 50대부터 관리가 필요한데, 장사를 하시면서 하루에 커피를 5,6잔씩 마시고 술과 담배까지 더하니 대부분 내장비만에 걸리고, 여자도 50대부터 골밀도와 근육량이 급격히 하락하죠. 따라서 남자에게 유산소운동을, 여자에게는 근력운동을 권합니다.”
정씨는 나이 불문하고 유행처럼 퍼져있는 다이어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진정한 다이어트란 살을 빼기 위해서 무작정 굶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정상체중 유지를 위해서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적절한 신체활동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인이죠.”
그렇다면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시간을 내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어떤 운동이 좋을까? 정씨는 날씨의 영향을 받고 불규칙한 실외운동보다는 규칙적이고 안전한 실내운동을 권한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실외운동을 하게 되면 어깨가 움츠러들고 근육이 수축돼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또 등산은 무조건 좋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혈압이나 관절 환자에게는 특히 그렇죠.”
그는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주민들의 웃지 못 할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자들은 운동이 끝나면 삼삼오오 앉아서 간식을 먹거나 식사를 하기 때문에 체력은 좋아지지만 체중은 절대 줄지 않습니다. 남자들은 서로 미묘한 경쟁의식이 발동해 무리해서 운동을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죠.”
그는 “특히 근력운동이 힘들고 지루하다면서 잘 안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약은 맛없어도 먹지 않습니까. 치료보다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더 늦기 전에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무모한 경쟁적 운동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선수들도 기본체력을 다지는 운동을 필수적으로 한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배드민턴, 탁구 등 승부가 갈리는 운동을 하면서 자칫 흥분하기라도 하면 무리하게 열심히 하게 되는데, 이를 기본체력 운동 없이 하게 되면 몸에 이상이 온다는 것.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못하는 운동이 없으며, 지금도 목동에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는 정민호 운동치료사는 1급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체육대학교 운동처방실 연구생, 강서구 보건소 운동처방사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단순히 죽음을 맞기 전까지의 수명이 늘고 있을 뿐이지 질병이나 질환의 고통 없이 영위할 수 있는 건강수명은 그다지 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어요. 비만, 잘못된 식습관, 활동량의 부족 등으로 인해 각종 대사성질환과 퇴행성 질환 등 기타 여러 질병과 질환들이 남은 생을 괴롭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각자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하고 처방을 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민호 운동치료사의 ‘내 몸에 꼭 맞는 운동처방 프로그램 측정 분석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총 3주에 걸쳐 상․중․하로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