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정신보건센터(센터장 김재원)는 지난달 29일 대한극장 5관에서 영화 ‘리턴’ 감상 후 정신건강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홍혜정 보건소장이 참석했으며, 이규만 영화감독, 이상용 영화평론가, 김재원 센터장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의견과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 ‘리턴’은 어린시절 심장병 수술을 받던 중 수술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는 ‘수술 중 각성’을 겪은 상우가 극심한 고통의 기억으로 공격적 행동을 보이고, 몇 년 후 류재우를 둘러싼 인물들이 의문의 사고를 당하는데 그 중심에 상우가 연관돼있음을 알게 되면서 사건이 전개되는 내용으로 이규만 감독, 배우 김명민, 유준상, 김태우 주연의 2007년 작이다.
이규만 감독은 “4년간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의학적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유기성을 만드는 작업이 어려웠다”며 “수술 중 각성의 사례는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어 외국에서 정보를 얻어 실제 경험자들의 후기를 바탕으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김재원 센터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인 PTSD는 전쟁이나 재난과 같은 외상을 겪은 후 나타나는 질환으로 플래시백, 악몽을 겪거나 회피, 수면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술 중 각성은 충분히 PTSD 경험이 가능하며 영화 속 상우는 어리면서도 주변 어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우에게 더 큰 PTSD는 어머니의 자살이며 혼자 살아남아 더 괴로워하는 ‘서바이버 길트’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용 평론가는 “영화 속에 최면이나 최면마취가 등장하는데 정신과 의사가 최면을 치료하는 장면은 마법과도 같은 치료라는 환상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영화를 관람할 때 이미지와 영상을 그대로 믿는 관객특성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객은 “영화처럼 최면을 통해 기억이 봉인되거나 다시 깨어나게 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기억을 봉인시키는 것은 오랜 치료과정을 거치면 가능한 것”이라면서도 “경험을 통해 그 기억이 서서히 잊혀질 수도 있고 사소한 사건이나 자극에 의해 봉인이 풀리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