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호회 탐방 / 회현동 ‘풍물놀이’

장선아 Lhy@jgnews.co.kr 2007.09.06 19:35:17

"흥겨운 장단에 취해 인생 즐겨요"

 

◇회현동 풍물놀이교실 회원들이 오는 11월 개최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발표회 준비에 한창이다.

 

지역잔치ㆍ주민화합에 앞장

마음과 마음 소통 더없이 소중

 

 어렸을 적 시골에 5일 장이 서거나 동네에 잔치가 벌어지면 어김없이 나타나 어깨춤을 절로 덩실대게 만들었던 흥겨운 사물놀이의 장단 소리를 따라 동네 한 바퀴를 돌았던 추억은 누구나 갖고 있을 터. 이러한 어린 시절의 추억과 사물놀이의 흥을 잊지 못해 아예 직접 장단을 맞추겠다며 모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회현동 주민자치센터 풍물놀이 교실 회원들이 그 주인공.

 

 회현동 풍물놀이 교실 사물놀이는 마을의 경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른바 행사의 꽃인 만큼 반드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을지로동, 신당4동과 함께 주민자치센터 창설 초창기부터 운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윷놀이 대회 때나 경로잔치, 체육대회 등 지역의 크고 작은 잔치 때면 언제나 풍물놀이 교실 회원들이 나서서 흥을 돋구고, 주민들 간의 화합과 단결을 주도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풍물놀이를 운영하고 있지 않던 다른 동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보고 앞 다퉈 사물놀이 교실을 개설하기 시작했다고.

 

 현재 이 교실은 한국의 집에서 서울 남사당놀이 전수생으로 있는 유지형 강사를 필두로 총 20여명의 회원들이 월ㆍ금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래는 각 지역의 다양한 장단을 배우는 것을 교육의 주된 내용으로 하지만 요즘은 오는 11월 중구청 주최로 충무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발표회에 참가하기 위해 사물놀이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유 강사는 "회원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어르신들로 구성돼 있어 장단과 박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진도를 되도록 천천히 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회원들이 너무 열성적이라서 조금이라도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면 빨리 진도를 나가자고 성화"라면서 "비록 내가 회원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있지만, 사물놀이에 대한 열정만큼은 오히려 내가 회원들에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회현동 풍물놀이 교실을 이끌고 있는 정상갑(65세) 단장은 "박자 감각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개선 가능하고, 흥의 정서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사물놀이"라면서 "북, 꽹가리, 징, 장고 등 각 부분의 장단이 한데 어우러졌을 때야 비로소 사물놀이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만큼 사물놀이를 배우다보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여러 성원들과 함께 화합하는 법 또한 저절로 터득할 수 있게 된다"고 사물놀이의 매력을 설명했다.

 

 최고령 회원으로써 풍물놀이 교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이현철(75세)씨는 "회원들 모두가 초창기 멤버들로 매주 모여서 함께 장단을 맞추다 보니 이젠 서로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라면서 "흥겨운 장단과 함께 생활하는 재미도 재미지만 사물놀이를 통해서 회원들 간의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이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는 것도 모른 채 공연 준비에 한창인 회원들은 "회현동 풍물놀이 교실이 지금까지 지속돼 올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열정,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아낌없는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오는 11월에 있을 경연대회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둬 지역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장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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