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축구회 기념사진.
열정적인 회원 많아 경기력 향상
끈끈한 유대관계로 사인도 척척
새가 지저귀는 소리만 들리던 고요한 아침. 갑자기 아침의 정적을 깨는 왁자지껄 축구경기하는 소리는 충무초등학교 운동장을 뒤덮었다.
1968년도에 창단해 지금까지 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부축구회(회장 한상규)의 기가 막힌 경기 능력은 전반전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드러났다. 아직 흥분이 가시지도 않은 채 경기장 밖으로 나오는 회원들의 표정은 국가 대표팀 선수들과 다름없었다. 조금만 더 뛰었으면 골을 넣었을 텐데 하는 한숨 섞인 표정은 보는 사람들조차 안타깝게 했다.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발걸음은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단지 조기축구회일 뿐인데도 이토록 열과 성을 다해 뛰는 것은 회원들에게 중부축구회가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금년부터 감독을 맡기 시작했다는 도진훈(45) 감독은 20년간 중부축구회에 몸담아 축구를 해 오고 있다. 도 감독은 친목으로 똘똘 뭉친 중부축구회 회원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작년 11월 제27회 중구연합회장기 축구대회에서 장년부가 우승했어요. 이것은 다른 이유보다도 회원들끼리 마음이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은 이미 눈빛만 봐도 상대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경기 도중 사인이 맞지 않으면 실책을 유도하기 쉽기 때문에 회원들 간의 유대관계는 당연하다 못해 필수적인 요소다. 회원들은 다년간의 동고동락(同苦同樂)으로 누구보다 자연스러운 친밀감이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진한 우정을 다지기 위해 가을마다 회원 가족들과 함께 체육대회를 열기도 한다. 하지만 친하다고 해서 울타리를 칠 수는 없는 법. 이번에 보강된 20~30대 신입회원은 중부축구회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명석(25)·김성욱(30) 등 이번에 입회한 회원들은 연습을 하면서 팀 내 분위기를 활기차고 패기 있게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 회원은 이들을 “앞으로 중부축구회가 무한히 발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들”이라고 칭찬했다.
지속적으로 신입회원을 보강한다는 것은 축구회가 잘 활성화돼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청년부 이동현(39), 장년부 김경훈(42), 노년부 박영훈(52) 등은 연습경기 때도 그렇지만 실제 경기를 뛸 때 팀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잡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중부축구회의 알려진 실력으로만 따지자면 강력한 선수가 이렇게 2~3명으로 그칠 리 만무하지만 분명 각 팀을 승리로 이끄는 든든한 리더는 존재한다는 것. 보통 입회를 하게 되면 시간이 가는 줄 몰라 청년부가 어느새 장년부로, 장년부가 어느새 노년부로 바뀌곤 한다.
김용찬(46) 총무부장은 “30대부터 같이 운동을 해오다가 다 같이 40대가 돼서 운동하고, 이런 식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욱 돈독하고 우정이 쌓이는 거죠”라고 말한다.
중부축구회 내에서 똘똘하기로 소문난 김건훈(34) 재정총무는 “이제 신입집행부도 결성이 됐고, 선후배간 조합을 통해 더욱 굳건하고 힘 있는 축구회로 거듭나야 해요”라고 말하면서 “선후배간 조합이 가장 중요한 첫째 요건”이라고 힘줘 말한다.
20년째 중부축구회에서 운동하고 있다는 한상규 회장은 “일단 중부축구회는 편안하고 재밌는 분위기가 팀을 활기차게 이끌고 있다”면서 “앞으로 회장을 맡는 2년 동안 중부축구회원들이 더욱 더 강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체계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한양고 출신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서 중구축구계의 ‘파워 엘리트’로의 도약을 꿈꾸는 중부축구회, 2010년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