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구여자축구단이 제6회 서울시연합회장기 대회 우승기념 등계훈련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국제패 노리는 중구여자축구
내달 경기 앞두고 마무리훈련 박차
작년 11월 ‘제6회 서울시연합회장기 여자축구대회’에서 창단 7년 만에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던 ‘중구여자축구단(단장 이경우)’.
이들이 다시 한번 전국 제패를 노리고 있다. 작년 멤버 그대로인 27명의 선수가 매일 아침 손기정 체육공원 운동장을 공과 함께 누비며 11월 1일에 있을 제7회 대회의 연습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쉼 없이 계속되는 연습에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누구 하나 쉬려는 사람이 없었다. 이들은 지난밤 내린 비 탓에 미끄러운 잔디 위에서 감독의 지휘 하에 연습으로 다져진 민첩함과 정확성을 뽐냈다.
현재 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송파.
“송파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다가 전직 선수들도 많아요. 우리는 거의 40대 이상 주부들이 모였으니 상대가 되지 않겠죠.”
중구어린이축구교실과 고등 풋살 강사이자 현재 수원 삼성 블루윙즈 소속인 백지훈 선수의 중학교 스승이기도 했던 전재동 감독은 송파의 위력을 실감하면서도 중구여자축구단에 대한 기대가 높다.
“주부여서 바쁠 텐데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나와서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면 작년처럼 멋진 우승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젊은 선수들은 가질 수 없는 노련함과 성숙함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축구단이라고 해도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다.
매년 꼴찌에서 맴돌고 있던 여자축구단을 2007년부터 맡아 작년에 우승시킨 이경우 단장은 “재작년에 조현영 코치, 안은영 트레이너와 함께 최현숙 전옥자등 2명의 멤버를 보강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에서는 뒤쳐짐이 없지만 관건은 체력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중구에서 선수경력이 있는 여자 축구인은 찾기가 거의 힘듭니다. 선수단 미팅 등을 통해서 화합과 협동심을 강화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체력이나 기술로 승패가 가려질 것 같습니다.”
이 단장은 또 다른 문제에 대해 타 구는 고등학교 선수 출신을 보통 5~6명 정도 보유하고 있으나 중구여자축구단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순수한 주부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미 승자의 기분을 한번 맛본 이들이 ‘아줌마 파워’로 똘똘 뭉쳐 기회를 놓칠 리 없다.
특히 김금자 회장과 김순자 부회장이 선수들과 가까이에서 생활하며 지친 어깨를 달래주는 친언니 같은 역할을 해 선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뿐만 아니라 든든한 골키퍼인 박병숙씨는 암으로 인한 투병생활에도 불구, 최선을 다해 팀 전력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아침에 일찍 나와서 축구를 하다보면 기분도 상쾌하고 몸이 가뿐해져요. 그렇기 때문에 그까짓 경기가 부담된다고 해서 연습을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죠.”
쉬지 않고 연습을 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하는 박씨의 표정은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2002년 5월 결성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큰 위기 없이 뛰어온 중구여자축구단은 작년 전국 우승에 이어 올해 4월 충남 당진에서 개최된 제8회 여성부장관기 전국여성축구대회에서 8강에 오르고, 5월 전주에서 개최된 국민생활체육축전에서 전국 3위를 달성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구여자축구단의 푸른 벌판을 가르는 날쌘 다리와 유연한 어깨, 골대를 향해 돌진하는 매서운 눈빛,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화합과 단결이 다가오는 11월 대회에서 다시 한번 중구의 이름을 빛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