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작품 '영화속의 서울' 호평

강지원 lhy@jgnews.co.kr 2009.09.02 18:30:19

중구문화원ㆍ한화석유화학 주최… 28일 베를린광장서 한국영화 포스터 등 전시

 

◇지난달 28일 베를린 광장에서 중구문화원 소수영 부원장, 정동일 구청장, 영화배우 이덕화 엄앵란 등이 영화 속의 서울 모습이 나타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중구문화원(원장 남상만)과 한화석유화학(사장 홍기준)은 지난달 28일 청계천 베를린 광장과 중구문화원에서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기념해 ‘영화 속의 서울(Seoul in Film)’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동일 구청장, 영화배우 이덕화 엄앵란 등은 테이프 커팅을 한 뒤 베를린 광장에 마련된 해외영화 수상작, 한국영화 속의 서울모습, 한국영화 홍보물 변천사 등을 둘러봤으며, 중구문화원에 전시된 한국영화 부전자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인기를 끈 전시는 한국영화 속 서울의 모습이었다. 동양·단성사 극장에서 1937년 개봉된 영화 <미몽>에서 곱고 정갈한 한복차림의 애순(문예봉)이 신여성의 양장에 흠씬 빠져있는 장면, 애순이 무용수 조택원을 만나기 위해 용산역으로 택시를 타고 향하는 모습, 1938년 약초극장에서 개봉된 <군용열차>에서 영심(문예봉)의 오빠가 중국에서 귀국해 경성역(서울역)에 내려 택시정류장으로 가고 있는데 그 뒤편으로 보이는 인왕산, 1946년 명치좌(현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봉된 <자유만세>에서 청계천2가 수포교 다리 밑으로 피신을 한 최한중을 일본헌병이 수색하고 있는 모습 등 흑백화면 속 익숙한 배경을 옛날 화면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구문화원 남상만 원장을 대신해 소수영 부원장은 “오늘 한국영화의 메카이자 블루칩, 아이콘인 충무로를 복원·발견·창조의 모토 아래 개막된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기념해 ‘영화속의 서울’을 개최하게 됐다”며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과 청계천을 찾는 관광객 여러분이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귀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 홍기준 사장을 대신해 정진원 전무는 “청계천이 지난 수십 년간 끊임없이 변모해왔듯이 서울이 그 동안 변모해 온 모습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서울의 새로운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며 “청계천문화예술마당도 60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영국의 에든버러시를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 인정받게 했듯이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한마당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동일 구청장은 “이번 전시회는 193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우리나라 영화속에 담긴 서울의 시대상과 배우들의 모습, 희귀 영화자료전시, 영화주제가 등 지난 시절 추억속의 서울을 회고할 수 있는 귀중한 행사”라며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와 동시에 개최됨으로써 영화의 중심이었던 60년대 충무로를 재평가할 수 있고 충무로 영화의 불꽃을 되살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화 충무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간 개최되는 수많은 축제 행사 중에서 오늘 전시회는 충무로의 90년사가 한눈에 보이는 아까운 이벤트”라며 “대한민국 영화가 앞으로 화합과 단결을 도모해 끊임없는 발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전영화 통해 다시 본 잊혀진 서울 모습 생생

 

 잊혀진 옛 서울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바로 지난달 27~28일까지 베를린광장 및 예문갤러리에서 중구문화원(원장 남상만)과 한화석유화학(사장 홍기준)이 제3회 서울충무로 국제영화제를 기념해 ‘Seoul in Film(영화 속의 서울)’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추억으로 걸어가는 ‘영화 속의 서울展’은 1950~6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배우들이 펼치는 명연기, 명장면과 당시 영화 속에 배경으로 남아있는 서울의 시대상인 건물, 간판, 자동차, 거리의 모습과 패션, 유행 등을 읽어내며, 당시 영화에 비춰진 서울의 모습과 특별한 만남을 경험할 수 있었다.

 

 #‘스크린 속의 서울’ 사진 파노라마

 

 30년대 이후로 한국영화 상영 수는 점차 그 수를 늘려갔으며 당연히 영화 촬영일도 많아짐에 따라 신속한 촬영이 시급했을 영화 제작자들은 굳이 지방촬영을 택하기보다는 가까운 서울에서 촬영을 택하는 날이 많아졌을 것. 그래서인지 옛 영화를 살펴보면 공간적 배경으로 서울이 선택된 예가 꽤 많다. 지난 27~28일 베를린광장에 전시된 미몽(1936), 자유만세(1946), 검사와 여선생, 자유부인(1956), 그 여자의 일생, 순애보, 그대와 영원히, 오발탄, 와룡선생 상경기, 노다지, 로맨스그레이, 혈맥, 쌀, 맨발의 청춘, 모녀귀화, 행주치마, 명동에 밤이 오면, 육체의 문, 어느 여배우의 고백(1967), 일월,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태양을 닮은 소녀, 바람불어 좋은 날, 겨울 여자, 바보들의 행진, 가위바위보, 고요얄개, 사람의 아들, 진짜진짜 미안해, 속 별들의 고향, 깊고 싶은 그곳에 등 100점이 전시됐다.

 

 #해외 영화제 수상작품 포스터

 

 1957년 상영된 이병일 감독의 <시집가는 날>은 제4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 <시집가는 날>부터 시작해 2009년 제13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아시아 영화부문 동상,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박쥐>까지 한국영화의 자랑스러운 해외영화제 수상작품 포스터 60점이 베를린 광장에서 전시됐다.

 

 #국내최초 한국영화 ‘전단지’ 변천사

 

 요즘은 영화관에 흔히 비치돼 있는 팜플렛. 다양한 구성과 기획으로 영화를 관람하기 전 관객들의 인식을 바꾸기도 하는 대단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 팜플릿의 역사가 이날 예문갤러리에서 국내최초로 공개됐다.

 

 1955년 ‘막난이 비사’부터 1999년 ‘쉬리’까지. 100점의 팜플릿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50년의 역사를 단숨에 발견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한국영화 父傳子傳

 

 김승호 김희라, 김진규 김진근, 최무룡 최민수, 이예춘 이덕화, 황해 전영록, 허장강 허준호, 박노식 박준규, 독고성 독고영재, 최성호 최동준, 주선태 주영만, 조항 조형기.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부자배우, 즉 배우 아버지와 배우 아들이라는 것. 아버지의 끼와 재능을 그대로 이어받아 배우로 활동한 아들 배우, 이들이 출연한 영화장면들을 들여다보면서 어디가 어떻게 닮았는지를 구경하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간판 아티스트 시연-베를린 광장

 

 이날 주목을 받은 또 하나의 볼거리는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동백 아가씨’, 이덕화, 임예진 주연의 ‘진짜진짜 잊지마’의 영화간판을 다시 볼 수 있어 디지털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는 아날로그식 예술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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