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조선시대 한양의 상징인 서울성곽과 관련 유물 100여점을 발굴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유물이 발굴된 구간은 남산공원 아동광장과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위치한 중앙광장 사이에 해당하는 백범광장(백범 김구선생 동상 주변 9천500㎡) 지역이다. 이곳을 지나는 서울성곽의 원래 길이는 195m로 추정됐는데 발굴조사를 통해 43m가량이 극적으로 보존됐음이 확인됐다.
남산공원 백범광장 일대는 남산의 서쪽 끝자락에 해당되며 일제에 의해 조선신궁이 건립되고 해방 이후로도 지속적인 훼손 과정을 거치면서 서울성곽이 파괴된 지역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조선신궁이 건립되면서 남산은 원래 모습을 크게 읽게 된다. 서울성곽은 일제에 의해 크게 파괴됐고 1950년대 말 남산국회의사당 건립계획이 추진되면서 추가적으로 훼손과 멸실 과정을 겪었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은 이 지역의 사라진 성곽을 복원코자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굴조사 결과 서울성곽의 기저부와 체성이 3~5단 가량 드러나 그동안 추정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서울성곽 멸실구간의 전모를 실제 유적 발굴을 통해 확인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1912년에 제작된 지적원도에 기록된 서울성곽 측량 자료를 근거로 진행했다. 그동안 남산 서울성곽은 전체구간을 돌로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발굴조사 결과 일부구간은 흙을 다져올려 쌓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서울성곽의 축조방법은 그동안 학계에 소개됐던 것보다 다양했음이 밝혀졌다. 주요 출토유물로는 백자, 도기, 와전, 청동, 동물뼈 등으로 성곽 주변에 살던 사람들의 무속흔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