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지난 9월 14일 폐회한 제304회 중구의회 정례회의 추경 예산안 심사 결과, 구민의 더 나은 삶과 미래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출한 6개 사업, 약 4억 4천만 원이 삭감됐다고 밝혔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의회의 고심은 존중한다면서도, 구민의 삶과 직결된 사업들이 첫 발도 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삭감된 사업은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2억5백만원) ▲충무아트센터 복합재개발 기본구상(1억원) ▲남산자락숲길 피톤치드 산책로 조성(5천만원) ▲관광특구 활성화 5개년 계획 수립(5천500만원) 등이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중구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긴급 편성된 핵심 사업 예산들이 구의회의 벽에 줄줄이 가로막힌 것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의 무산이다. 현재 중구청사는 1965년에 지어졌다. 60년이 넘은 건물로 직원 근무 환경은 열악하고 구청을 찾는 구민들에게도 여러 불편을 주고 있다. 안전 등급도 낮아 이전·신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의회는 '본예산에서 다루자'는 짤막한 이유로 예산을 모두 쳐냈다.
김 구청장은 “행정 절차만 밟아도 10년 안에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초장기 프로젝트”라며 “제 임기 안에 완공해 치적으로 삼겠다는 정치적 욕심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과 후배 공무원들의 안전을 기반으로 행정서비스와 문화생활을 함께 누리는 '열린 복합문화공간'이자 구와 구의회가 한 공간에서 고민하고 일하는 '주민을 위한 청사'를 짓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중구는 개관한 지 20년이 넘은 충무아트센터의 복합재개발 기본구상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삭감됐다는 입장이다. 중구의회는 '주민 의견 수렴 부족'을 삭감 이유로 들었으나 이번 기본구상의 본질이 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민의 뜻을 모으기 위한 기회 자체를 '주민 뜻이 부족하다'며 빼앗아 버려, 복합 문화 거점 구축과 지역 상권 부활의 적기를 놓치게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 구청장은 남산자락숲길 피톤치드 산책로 조성 백지화에 대해서도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쉼터와 피톤치드 산책로를 더해 중구의 웰니스 힐링 공간으로 발전시키려 했다”면서 “추경 삭감으로 여러분께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민선 8기에 만든 남산자락숲길은 정책만족도 1위에 오를 만큼 구민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밖에 관광특구 활성화 5개년 계획 삭감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반드시 세워야 하는 계획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며 “바로 시작하지 못해 아쉽지만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정례회에서 '2025회계연도 결산안'도 미승인됐다. 결산안이 미승인 된 건 중구 개청 이후 처음이다.
김 구청장은 “결산을 통해 확인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서 다음을 더 잘 준비하는 것이 결산의 취지이자 구민을 위한 길”이라며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미승인으로 구정에 불필요한 혼선이 생기거나 그 영향이 구민에게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한 달간 진행된 결산검사에는 구의원들도 검사위원으로 참여해 1년간의 예산 집행 전반을 살핀바 있다. 결산검사위원 전원이 서명한 의견서에는 일부 개선사항을 제외하면 중구의 재정이 법과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집행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산안을 미승인한 의회의 결정이 내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집행부 기강잡기'로 비춰지는 이유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집행부와 의회의 역할은 다르지만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구민의 더 나은 삶”이라며 “주민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면 정쟁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제때 시작될 수 있도록 의회가 전향적으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