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소설 15소년 표류기에서 찾아볼 선거의 원칙

■ 특별기고 / 장승호 중구선관위 지도홍보계장

뉴질랜드의 체어맨 스쿨에 다니고 있는 국적도 나이도 다른 소년

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배 한척을 빌려 바다여행을 할 꿈에 젖어 있다.

하지만, 출항 전날 갑작스러운 사고와 태풍으로 소년들은 배에 탄채로 바다를 표류하던 중 무인도에 정착하게 된다. 그것도 선원들도 없이! 날벼락 같은 일이었지만 소년들은 서로 힘을 모아 가혹한 환경을 이겨내고 서로간의 갈등도 극복해나가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되고 2년 후 결국 무인도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프랑스의 소설가 쥘 베른이 1888년에 지은 모험소설로서 지금까지도 널리 읽혀지고 감동을 주는 모험소설 '15소년 표류기'이다.

어린 시절 이 소설을 읽다가 의아한 것이 하나 있었다. 소년들이 무인도에 표류한 후 자신들을 이끌 대표를 선거로 선출하기로 하는데, 함께 표류한 같은 또래의 수습선원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얘는 왜 투표권이 없지, 왜?' 그는 흑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선거의 기본원칙 중 보통선거의 원칙이 있다. 일정한 연령이 되면 누구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에서야 당연한 것이라 생각되겠지만, 당시 소설이 출간되었던 19세기, 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팽배하였던 그 당시 흑인에게 선거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이러한 사고가 소설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이었다.

 

미국의 예를 알아보자. 미국에서 흑인이 실질적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시기는 의외로 최근이다. 미국에서도 흑인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기까지 수많은 호소와 참정권 보장시위, 무자비한 진압에 따른 유혈사태를 겪어야 했고, 결국 1965년 미국 연방의회에서 '투표 권리법'이 통과됨으로서 가능하였다.

 

2020년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소중한 보통선거권을 실현하여 우리나라 정치를 이끌어갈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필요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