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대 중구의회 개원 1주년 / 조영훈 의장에 듣는다

"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기능 매우중요"

 

중구의회 조영훈 의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19. 7. 10

 

"서소문역사공원 운영조례안 조속히 마련해야"

"연장자로 갈등 슬기롭게 대처 못한 책임 있다"

"난국 타개 일환 형식 떠나 구청장과 토론하자"

 

제8대 중구의회가 7월 1일자로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중구 나선거구(동화동, 신당5동, 황학동)에 출마해 4선에 성공하고, 제8대 중구의회 전반기 의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돼 중구발전을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전개해 온 조영훈 의장을 만나 1년 동안의 소회를 들어봤다.

 

2018년 7월 5일 열린 제244회 중구의회 임시회에서 제8대 중구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만장일치로 당선된 조영훈 의장. 그는 의장으로서 그동안(13년)의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의회와 집행부가 소통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구상과 함께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등 정책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는 당초 구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2019년 1월 28일 제248회 임시회에서 부적절한 인사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면서 촉발된 집행부와의 대립과 갈등이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 의장은 "개인의 정치적 소신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화로운 의정활동을 통해 중구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화합하는 중구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지방자치의 참뜻은 주민과 가까운 곳에서 민생을 더욱 꼼꼼히 살피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이 높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주요내용)

 

◆ 제8대 중구의회 개원 1주년을 맞은 소감은.

"저는 칠십 평생을 살았어도 남한테 고발을 당해본 것은 처음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말 거짓말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고, 나쁜 일 안 하고 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4선 의원이 됐는데 네 번째 의정활동을 하면서 지난 1년은 정말 어려웠던 시기였다. 특히 지난 3∼4개월이 가장 어려웠다. 작년 말까지는 너무 좋았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출신이 시장과 구청장이 됐고, 시의원 2명과 구의원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오손도손 의정활동을 하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두 잘 안 되고 있다. 소감보다는 정말 치욕 같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의장으로서 1년 동안 역점을 둔 의정활동은.

"구민의 눈으로 구민의 마음으로 소통하는 중구의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소통이란 잘 듣고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본다면 상충되거나 대립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낼 수 있다. 하지만 소통부재로 인해 그동안 구상했던 사업이나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자료를 요청해도 보내 주지 않았고, 업무보고도 하지 않았다. 의회를 열어놔도 아무 일도 되지 않았다. 이것은 의회만 못하는 게 아니라 구청도 업무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는 구민들의 생활에 기준이 되는 조례를 제정하고 심의해 총 29개가 통과되기도 했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구정의 현안들을 하나하나 짚어 나갔고 귀중한 세금을 적재적소에 사용토록 예산심의를 꼼꼼하게 하기도 했었다"

 

◆ 혁신적인 돌봄과 교육정책에 대해.

"학교사업은 기본적으로 서울시 교육청 소관 업무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돌봄을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자치구에서 채워주는 정도여야 한다. 따라서 내년 예산을 심도 있게 심의할 계획이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교육청에서 하는 것이지 지자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구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 서울메이커스파크와 SOC 재배치에 대해.

"SOC 재배치 등은 의회승인 없이 집행부에서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현재 중구청사 관리기금이 20억 원 정도 밖에 없다. 그 20억 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모든 것은 전체적인 틀에서 생각해야 된다. 충무아트센터로 구청을 옮긴다고 하는데 충무아트센터가 좁아서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내 임기 동안에는 구민회관을 매각하거나 구청을 옮기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특히 의회하고 협의해서 언제, 어디에, 어떻게, 어떤 예산으로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

 

◆ 동화동 교육혁신센터 신축에 대해.

"구청장은 내가 얘기한 것은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처음에는 거기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영·유아 시설을 한 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아무런 얘기도 없이 거기다가 교육혁신센터를 짓고 있다. 교육혁신센터는 여러 사람들이 공유하는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설치해야 된다. 지금 신당동에 접근성이 좋은 건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서소문역사공원 개관에 대해.

"의회가 출범하기 전에 명동성당과 관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 명동성당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조례를 빨리 마련해 줘야 된다. 조례도 성당 측과 구청 측이 명칭부터 일치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조속히 조례안이 통과돼야 제대로 된 운영이 가능하다. 구청에서 조례만 가져왔지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했다. 지금 조례 없이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 동화동 대현산 배수지 공원과 관련.

"동화동 대현산 배수지 공원 입구에 승강기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왼쪽으로 하면 현대아파트에서 반대하고 오른쪽으로 하면 금호여중에서 반대한다. 그래서 지하터널을 만들어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박순규 시의원과 함께 5천만 원의 용역비를 책정했지만 그 용역비를 공원녹지과 등에서 받지 않아서 사업이 어렵게 됐다"

 

◆ 각 동의 주민자치회 구성에 대해.

"자료가 없어서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주민자치회의 조례가 통과되려면 공무원이 와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된다. 지난 3월 5일부터 의회를 열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2월 28일날 전 직원에 대한 인사발령이 있었다. 본회의장 들어가서 앰프를 틀 사람도 없고, 인수인계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의회를 열수가 없었다. 구청장은 의장한테 지방자치법 45조 2항에 의해서 의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하면 14일 이내에 열어주게 돼 있다. 모든 예산은 구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써야 된다. 주민자치회 등이 무분별한 예산을 쓰면 안 된다"

 

◆ 제250회 정례회 파행 운영에 대해.

"제250회 중구의회 정례회 기간 동안 구청장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6월 12일부터 7월 5일까지 24일간 열린 정례회는 법정사항인데 불구하고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13일에는 구청장이 직접 오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구청장이 직접 의회에 오면 상임위원회를 하루씩 열기로 하고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다음에는 2개의 상임위원회를 한꺼번에 열도록 해놓고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행정사무감사도 공무원이 오지 않은 채 마무리 됐다. 제2차 본회의 구정질문과 제3차 본회의 구정질문 답변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 2018 회계년도 결산안이 보류됐는데.

"7월 1일부터 결산안을 처리해야 되는데 결산특별위원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결산안은 지적사항이 20여 가지나 된다. 작년 연말에 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됐는데, 지난 연말인 12월에 2억 5천만원 정도를 예비비에서 지출했다. 이 지출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회부하지 않았다.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 하는데 무조건 회부할 수는 없었다. 집행부가 자료를 요구하면 자료를 줘야 되는데 자료를 주지 않아서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될지를 지금 중앙정부에도 질의해 놓고 있다"

 

◆ 집행부와 갈등이 일어난 배경은.

"의회라고 하는 것은 감시 기능이 살아있어야 된다. 구청장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인사를 한 다음에 그 인사가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지적하고 시정하라고 하는 것이 의회의 기능이다. 그런데 그 국장을 의회에 출석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의회를 식물의회로 만들면 안된다. 문제가 있는 공무원은 의회에 출석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그것이 의회의 감시 견제 기능이다"

 

◆ 중구에서 경찰에 고발했는데.

"경찰고발은 집행부는 깨끗한 것이고 의회는 비리 투성이라는 것으로 몰고 가서 언론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곤란하다. 처음 당선됐을 때 선거를 도왔던 사람들도 추천해서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던 것이다. 의장이 추천한 것은 문제가 되고, 다른 사람이 추천한 것은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 주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주민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야기 한 것은 구청장보다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으로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감이 있고 미안함이 크다. 그러나 모든 것은 법을 지켜야 된다. 그리고 법을 어기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어떤 경우라도 우리가 화해하고 좋은 길로 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법이 정하는 것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인사권도 분명히 지방자치법 91조 2항에 의장이 추천을 해야 구청장이 임명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구청장은 구청장이 되기 전에 토론을 잘했지만 나는 토론할 줄 모른다. 하지만 중구민을 위해서 모든 형식과 방법을 떠나서 누가 잘 못하고 있고, 누가 잘하고 있는지 구청장과 토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