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7기 제9대 중구청장 취임 1주년 / 서양호 구청장에 듣는다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문화 르네상스 실현"

 

서양호 구청장이 본지 이형연 대표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19. 6. 26

 

"역사·미래·공공 등 구민 삶 변화 역량 집중"

"도심 특화산업 경쟁력 강화, 전통시장 육성"

"어르신 공로수당과 미래 위한 투자에 혼신"

 

서양호 구청장이 7월 1일자로 민선7기 제9대 중구청장으로서 취임한지 1주년을 맞는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51.4%라는 중구민 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뒤 1년에 동안 중구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해 온 서 구청장을 만나 그동안 주요 추진사업과 중구의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다음은 일문일답 주요내용>

 

◆ 구청장 취임 1주년을 맞은 소감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정 목표로 세우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정 비전으로 시민친화도시·생활친화도시·경제친화도시를 제시해 구민의 생활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취임 후 구청장의 삶은 바뀌었는데 정작 주민들의 삶은 얼마나 어떻게 바뀌었을지 주민들의 삶을 좀 더 가까이서 느끼기 위해 동네 골목골목을 걸어서 출근하고 있다. 동네 골목을 다니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도 커졌고 짧은 시간이나마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불편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추진사업이 실제 주민들의 생활과 삶을 변화시키는 살아 숨 쉬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주민들의 삶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자문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은 임기동안에도 쉬지 않고 걸으면서 중구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 지난 1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전략과제는.

"지난해 구정 운영 방향을 공유하고 구정 핵심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과 비전스쿨, 비전포럼 등을 진행하며 5대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최근에는 4가지 과제를 추가해 최종 9개 전략과제와 24개 정책과제를 도출했다. 구정 핵심 키워드는 크게 '역사, 미래, 공공'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각각 '역사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어르신 공로수당, '미래를 위한 투자'로 돌봄과 교육의 획기적인 지원,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각종 공공서비스가 마련되는 동(洞)정부 추진, 도심 특화산업 경쟁력 강화 및 전통시장 육성 지원을 위한 도심산업 활성화,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문화 르네상스 등 기존 5대 전략과제에 행정혁신, 도심 공간 혁신, 안전중구, 건강중구 등 4가지 과제를 추가했다. 어르신 공로수당과 돌봄, 교육은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고 가시적인 성과도 보이지만, 동정부나 도심산업 활성화, 문화 르네상스, 건강중구 등 전략과제는 초기단계라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가 많지 않아 주민이 피부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주민들이 생활과 삶에서 변화된 중구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더욱 세심한 구정 운영을 펼쳐 나가겠다."

 

◆ 전국 최초 '어르신 공로수당 지급에 대해.

"중구 인구는 12만 5천여 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적지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서울 자치구 평균(14%)보다 높은 17%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다. 게다가 85세 이상 초고령층과 독거노인의 빈곤율 역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구로 어르신의 생활위험도가 극에 달해있다. 이에 '역사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산업화, 민주화 등 우리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했지만 정작 본인의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만든 것이 어르신 공로수당이다. 공로수당은 단순히 어르신들의 복지 문제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든 중구의 시급한 현안에 대한 진단으로 노인 빈곤 문제는 어떠한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막아야 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또한 공로수당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1위로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연금을 확대해 나가는 정부의 노력과도 발맞춰 나가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공로수당은 관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카드형식의 지역화폐로 지난 2월 25일부터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대상자 및 기초생활수급자 1만1천여 명에게 지급되고 있다. 현금으로만 지급되는 기초연금과는 대상과 기준, 취지, 수단, 방법 등이 전혀 다른 별개의 사업이다. 중구는 토목이나 건축, 전시성 행사 등 관행적으로 투입된 비용이 서울 자치구 평균 대비 10% 가량 높았는데 그동안의 불필요한 가용예산을 줄이고 아껴 중구가 당면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로수당을 도입한 것이다. 이처럼 지자체의 실정에 맞는 복지 정책을 펼치면 되는 것이고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인들의 빈곤 문제를 놓고 이건 중앙정부가 하고, 저건 지방정부가 해야 한다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은 현실을 외면한 발상이라고 본다."

 

◆ 돌봄과 교육정책 추진 등 향후 계획은.

"중구는 높은 주거비용과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젊은 층 인구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미래를 위한 투자'로 돌봄과 교육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아이 키우기 좋은 중구'를 만들어 가는 데 힘쓰고 있다. 일명 '교육 3종 세트'라고 명명했는데 각각 초등학교 돌봄교실 구 직영화,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공립어린이집의 구 직영화, 중·고등학생을 위한 구 직영의 진학상담센터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래세대 아이들을 위한 빈틈없는 돌봄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3월 흥인초에 전국 최초로 구 직영의 '학교 안 돌봄교실'을 열었다. 기존 돌봄 교실과 달리, 저녁 8시까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점과 체계적인 학생 관리 시스템, 다양한 프로그램, 쾌적한 돌봄교실 환경 등에서 학부모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흥인초 돌봄교실에 대한 호평이 퍼져나가면서 다른 학교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추가로 학교 한 곳과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고 하반기에는 다른 학교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임기 내 초등학교 전체에 돌봄교실을 확대 운영해 학교 안 돌봄 강화에 힘쓰고, 나아가 학교 밖으로도 돌봄센터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중구에 있는 5천200여 명의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문제를 해결하겠다."

 

◆ 동정부의 추진 핵심 주민자치회 역할은.

"주민자치회는 우리 마을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 스스로 자치계획을 세워 실행해 나가는 주민대표기구다. 현재 주민자치회 관련 조례안은 구의회에 제출된 상태이고 주민자치회 구성을 위한 사전교육으로 지난 3월부터 한 달 동안 주민자치학교를 운영했다. 동정부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실시한 주민자치 기본소양 교육이다. 지난 4월에는 동정부 예산 편성을 위한 주민 의견수렴 기구로 주민자치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각 동의 주민숙원 및 민원사업 등 지역의 현안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약 75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다."

 

◆ 봉제·인쇄 등 도심산업 활성화에 대해.

"지난 5월 동화동에 패션·봉제인 들을 위한 공용재단실을 구축하고 운영에 나섰다. 자동 재단에 필요한 CAD, CAM, 자동연단기 등 최신 설비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면서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토록 했다. 공용재단실은 관내 봉제인 들의 숙원사업으로 중구 패션·봉제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작지만 큰 첫 걸음이다. 을지로 일대 도심산업을 비롯해 신당동 일대 섬유·패션·봉제산업은 중구 지역경제 활성화의 양대 축이다. 비록 공용재단실이 작은 규모에서 시작하지만 봉제인 들이 활로를 개척하고 첨단기술 구축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기반이 될 것이다. 공용재단실 개소를 발판으로 향후 신당권역 일대 봉제업과 동대문패션타운을 연결하는 앵커시설로서 '신당메이커스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 문화예술 관광 월간지 '중구닷' 발간에 대해.

"'중구닷'은 중구의 역사와 문화, 중구민의 일상 이야기, 소상공인의 생활 유산, 지역 문화예술 활동 등 폭넓은 소재를 바탕으로 중구의 매력을 알리는 글로벌 월간지다. 글로벌 잡지를 표방한 만큼 국문·영문·중문 혼용판으로 발간하고 있다. 중구의 경쟁력은 휘황찬란한 마천루나 주상복합아파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도심으로써 중구에 살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구닷'이 바로 사람과 이야기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매체로써 주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동화동 교육혁신센터 완공 시기는.

"내년 3월 공식적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중구는 교육환경이 열악해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쯤 되면 입시와 진학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가는 주민이 많다. 지난해 실시한 '주민 100인 원탁토론회'에서도 교육 관련 전문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많았다. 교육혁신센터 설립은 대다수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입시와 진학, 진로와 취업문제까지 아우르는 교육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하2층부터 지상3층 규모로 탄생할 이곳에는 주차장을 비롯해 진로·진학 상담실, 진로체험센터, 강의실, 주민편의시설, 커뮤니티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교육문제로 떠나가는 중구가 아니라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중구로 만들겠다."

 

◆ 서소문역사공원의 역사적인 의미, 공원 관리주체, 비용문제는.

"서소문역사공원은 조선후기에 많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받고 희생됐던 곳이다. 이곳은 단순히 천주교 신자들만의 성지가 아닌, 우리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응축된 상징적인 곳이면서 중림동 주민의 소중한 공원 역할을 해왔다. 2011년 사업에 착수해 우여곡절 끝에 8년 여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6월 1일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지상 1층∼지하 4층 규모로 지상에는 기존 서소문 근린공원을 리모델링한 휴식 공간으로, 지하에는 기념전당인 하늘광장과 역사기념관, 교육 및 편의시설,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협약상 공원 운영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 중구가 이를 보전토록 돼 있는데 이곳은 중구만의 공원이 아니기 때문에 구가 관리운영비를 모두 부담하는 구조는 불합리하다고 본다. 이 문제는 앞으로 서울시나 중앙정부와 협의해 풀어가야 할 부분이다. 관리 주체와 관련해서는 구에서 지상 공원을 직접 관리하고 그 외 시설은 민간위탁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에서 운영하게 된다."

 

◆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중구의회와의 해결방안은.

"앞으로 의회를 방문하겠지만 일단 민생에 시급한 추경예산을 먼저 심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률위반 의혹에 대해 사법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

 

◆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향해 힘차게 전진한 지 어느새 1년이 됐다. 기존 건축·토목 등 차가운 행정에서 주거·복지·문화 등 따뜻한 생활행정으로 구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구민의 생활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왔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오늘의 중구를 살지만, 내일의 중구를 꿈꾸며 구민 여러분과 함께 더욱 열심히 달려가겠다. 따뜻한 격려와 채찍질로 구정의 동반자로서 힘을 실어주셨으면 한다."